06.09.27
스모선수 2명과 식사할 기회가 있었다. 식사량에 깜짝 놀랐다.
한 사람이 초밥 10인분, 덮밥 3그릇, 회 8인분, 게 5마리를 가볍게 먹어치웠다. 술도 두 사람이 소주 '댓병'으로 4병을 마셨다. 2차 술집에서도 소세지 스테이크 안주를 맛있게 먹는 것을 보고 입이 절로 벌어졌다.
살을 찌우고 배를 불려야 하는 스모선수의 비애로 느껴졌다. 눈물겨운 노력의 단면은 또 있다. 그들과 함께 왔던 17살 유망주는 체중이 80㎏에 불과했지만 졸면서도 연신 쏘세지를 입속에 집어 넣었다.
맛을 음미하기보다는 체중을 불리려는 일념으로 고통 속에 먹는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가엽게 여기면서 '왜 이런 고생을 할까 고생을 할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반면 '프로가 무엇인가'를 말해주고 있었다.
최근 9월 도쿄대회에 이들의 초대를 받고 생전 처음으로 스모를 직접 볼 수 있었다.
스모장에 150∼180㎏ 되는 선수들이 부딪히며 경기하는 모습은 TV중계 때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충격이었다. 2∼5초 안에 승부가 결정되는 스모는 집중력·순발력·결단력을 한 순간에 발휘해야 했다.
그들이 스모에 '올인'하는 것을 볼 때 야구선수들이 하는 것은 도대체 무엇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스포츠라고 하는 것은 역시 직접 봐야지만 그 내면을 볼 수 있구나' 하는 것을 실감했다.
야구장에서만 볼 수 있는 허슬플레이와 박력있는 플레이를 자꾸 펼쳐야 감소하는 야구장 관중을 늘일 수 있지 않을까. 단순한 경기는 인터넷·TV·휴대폰 등을 통해 얼마든지 간접적으로 볼 수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의 인기도 역시 힘과 힘의 대결을 현장에서 보여줌으로써 뿌리 깊은 인기를 유지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지난 24일 일본 햄과 롯데의 경기에서 양팀 유격수가 병살플레이 할때 1루에서 달려오는 주자에게 다리가 걸려 넘어졌다.
다른 사람들은 쓰러진 것에 대한 안타까움을 가졌을 지 모르지만 나는 쓰러진 것이 창피하다는 것을 알아야 된다고 본다.
한 발만 앞에서 타구를 처리하더라도 주자하고 충돌하지 않았을 것이다. 한 발이라는 것은 간단한 것 같지만 그 한 발이 프로로서의 자존심이다.
일반 사람들이 어렵다는 것을 쉽게 하는 것이 프로다. 요즈음 쉬운 플레이를 어렵게 만들어 박수를 받고 그것에 만족하는 선수들이 너무 많아 실망한다. 평상시 집념을 가진 노력이 부족해서다.
출처 : http://isplus.live.joinsmsn.com/news/article/article.asp?total_id=2460230
'긁어오기 > 김성근의 야구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성근 관전평] 중심타선 아쉬워…그러나 큰 수확 (0) | 2012.06.15 |
---|---|
[김성근 관전평] 믿었던 포크볼 현대 되레 발목 (0) | 2012.06.15 |
[김성근의 야구학<28>]기술과 경험 중시 하는 진정한 야구 (0) | 2012.06.05 |
[김성근의 야구학<27>]끊임없는 긴장감, 좋은 성적 부른다 (0) | 2012.06.05 |
[김성근의 야구학<26>]승엽, 정신력으로 이겨내라 (0) | 2012.06.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