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09.20

 

윤기 흐르는 밥은 먹음직스럽고 깔끔하다.

 

그러나 역시 씹어야 제 맛이다. 9월 16일은 이런 밥을 먹은 느낌이 들었다. 정말 멋진 날이었다. 오래 씹을수록 더 맛이나는 그런 느낌.

 

주니치 좌완 야마모토가 한신을 상대로 노히트 노런을 달성했다. 만 41세 1개월에 프로 23년차.

 

일본에서 최연장자 기록이다. 41세의 기록 달성도 위대하지만 더 대단한 것은 올시즌 초부터 5일 로테이션으로 23게임에 선발 등판. 9승 7패로 완전히 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야마모토는 이제 150㎞ 직구를 던지지 못한다. 그러나 135㎞로 타자를 막을 수 있다. 스피드 대신 컨트롤과 볼 완급으로 승부한다.

 

이날도 9회까지 97개로 28명의 타자를 처리했다. 여기서 중요한 대목이 또 있다. 야마모토는 마음만 먹으면 140㎞대 직구는 얼마든지 던진다. 타자와의 타이밍을 무너뜨리기 위해서 컨트롤과 완급을 중요시하는 것을 주목해야 한다.


한국 투수는 힘이 있으나 이런 투구 스타일에서 아직 일본보다 뒤떨어져 있는게 사실이다. 반대로 일본은 기술은 있으나 힘이 한국 투수들보다 약한 선수들이 많다.

 

한국 프로 스카우트들은 유망주가 140㎞를 못던지면 가능성이 없다고 보는 경우가 많다. 그것보다는 100㎞의 볼을 던져도 타자를 잡으면 된다. 150㎞를 던져도 얻어 맞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그러니 스피드보다는 타자를 잡을 수 있는 투구 기술을 설립시켜 가는 것이 지금 현재 투수 부족에 허덕이고 있는 한국야구의 활로가 아닌가 싶다.

 

젊음과 힘을 추구하는 야구에서 탈피. 기술과 경험을 중요시하는 야구를 해나가는 것도 프로의 진정한 길이 아닐까. 이것은 역시 구단 경영에서도 마찬가지 아닌가 싶다. 모든게 젊다고 좋은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일본 야구를 보면 노장들이 많다. 그들을 버리지 않고 중요시 한다. 그들이 갖고 있는 기술을 젊은 사람들이 빼앗아 가고 자기 것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을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른 다섯을 넘으면 언제든지 은퇴시키고 싶어하는 한국 야구현실에서는 더욱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 대목이다.

 

옛날을 버리고 새로운걸 그려가는 것도 좋다. 그러나 전통도 살리면서 새로운걸 창조하러 나간다는 기분이어야 한다. 야구 인구가 절대적으로 모자란 상황에선 더욱 그렇다.

 

새것과 옛것의 조화. 그것이 있어야만 비로소 조직이 아귀가 맞고 앞가림도 할 수 있다. 시즌이 끝나간다. 새로운 팀을 만들려고 할때 반드시 생각해야 할 부분이다.

 

 

출처 : http://isplus.live.joinsmsn.com/news/article/article.asp?total_id=2453330

 

Posted by 개살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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