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05.16
미카는 계속 달린다. 해발 230m에서 내려와 120km 떨어진 학교 통학할때처럼 쉬지 않고 달린다. 우승 테이프를 끊은뒤 그는 말했다. "이 학교 유니폼을 입고 달릴때는 앞에 사람이 없다!"
미카 케일. 아프리카 케냐 출신. 센디이 육영고 육상부 주장. 일본체육고교연맹에 등록된 외국인 선수는 263명이다. 1961년 센다이고교 레슬링부가 미국 원정에 나서 문화 교류를 위해 교환학생제도를 시작한뒤 외국인 체육 교류는 계속 됐다. 80년대 후반 캐나다 뱅쿠버의 체육특기생을 학비면제 조건으로 교환하면서부터 더욱 촉발됐다. 센다이고교의 야구부와 육상부는 전국 톱 클래스다. 센다이는 올해 봄 역전 고교 마라톤을 우승했다. 앞의 이야기, 우승팀 주장 미카 케일이 우승뒤 밝힌 말이다.
이 학교 유니폼을 입고 달릴때는 앞에 사람이 없다. 무슨 말일까. 센다이 육상부로 오면서 그에게 주어진 조건을 말할 것이다. 일본이 왜 차별이 없겠는가. 아무리 그래봤자 외국인 아니겠는가. 그래도 미카는 그런 말을 했다. 앞에 사. 람. 이. 없다. 그냥 뛸 수 있게 해줬다는 말일게다.
일본은 프로와 아마 모든 부문에 외국인 모두가 활동하고 있다. 국기인 스모 또한 외국인, 흑인과 백인이 모두 활동한다. 한국에서는 어떻게 볼지 모르나 이제 우리도 스포츠 변화가 필요한 시점으로 보인다. 유학생이 와서 자국 스포츠의 밑거름이 된다. 색깔을 구분하지 않는 것이다. 도전이 필요한 시점에선 모험이 필요하고 일본은 십수년 넘게 이를 정착시켜왔다.
국제무대의 케냐는 마라톤에서 최고 나라다. 앞꿈치로 달리는 독특한 주법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피로도가 심해 동양인에게 어렵다. 그런데도 센다이 고교 선수들은 이를 흉내냈다. 그리고 2시간1분대라는 경이적인 신기록을 달성했다. 어떻게든 섞여서 같이 부대끼면서 서로의 장점을 배운 것이다.
높은 달성동기는 그물을 찢어버린다. 발상이 달라진다. 전진한다. 그리고 진보한다. 기실 인류의 진보도 그래서 이뤄진 것 아니겠는가. 밀어서 안되면 당기면 된다. 당겨서 안되면 밀어보면 된다. 과감하게 새로운 도전이 필요하다.
얼바전 한신과 라쿠텐서 각각 코치 연수를 하고 있는 김기태와 장채근 전 코치들을 만났다. 많은 이야기를 나눠봤다. 장채근 코치는 아마도 이전 내 야구 스타일에 특별히 호감이라든가 동의를 안했을 것으로 잘 알고 있다. 다만 라쿠텐서 일본 이론과 노무라 감독의 훈련 방법을 보면서 야구의 어려움에 대해 새롭게 눈을 떴다고 한다. 새삼 돌아가서 뭘해야 될지 많은 걱정이 되더라고 한다.
섞어야 답이 나온다. 기존 발상에서는 얻을 수 없다.
출처 : http://isplus.live.joinsmsn.com/news/article/article.asp?total_id=2294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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