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03.22
매일 밤 계속된 설교에 지칠 법도 했건만 내가 놀랄 만큼 선수들은 자신과의 싸움에 필사적이었다. 타자들은 하루 1000개 이상 배팅을 했고, 수비에서도 보통 2~300개는 소화해냈다.
요령이 좋기로 유명했던 ‘꾀돌이’ 유지현은 왼 손목 부상으로 오른 손에 글러브를 끼고 노크를 받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2002시즌에 예전처럼 민첩한 행동을 보인 것이 그 싸움의 결과다.
어깨와 허리에 문제가 있었던 투수 최원호와 이승호도 그 해 봄 캠프에서 겁에 질려 3~40개에 그쳤으나 가을 캠프에서는 하루 500개의 경이적인 투구를 하기도 했다. 부상이라는 강박관념에서 해방 된 것이다. 자기와의 싸움에서 한계를 돌파한 후 그 선수들은 어깨나 허리 이상 얘기를 한 적이 없었다.
투수들은 당연하다는 듯이 제 스스로 알아서 3~400개의 투구 연습을 했다.
이쯤 되면 완전한 의식개혁 성공이다. ‘약체 LG 투수들’이 2002년에 만들어낸 승리의 계투작, 방어율 3.93은 이미 그 때 예약된 것이다.
아침 7시부터 밤10시까지의 강행군에 LG 선수들은 너나할 것 없이 고통스러워 하면서도 적극적으로 자신의 한계에 도전, 잠재력 개발에 집중했다.
누가 봐도 LG는 다시 태어난 팀으로 변모해 갔다. 마치 병자와도 같은 정신 상태였던 LG는 이제 어디서도 찾아 볼 수 없었고 희망에 찬, 의욕이 왕성하고 인내심이 강한 전사들로 바뀌어 갔다. 격한 훈련 속에 팀에 대한 사랑도 생겼고 동료애도 무럭무럭 자라났다.
주위에서 LG의 2002년 예상 성적을 7, 8위로 꼽았지만 나는 이미 2월에 ‘70승이 목표’라고 잘라 말했다.
나는 선수들에게 “페넌트레이스 승부는 7, 8월 고비에서 판가름 날 것이고 라이벌 두산은 올스타전 이후에 떨어져 나간다. 그러니 모든 것을 나한테 맡기고 너희들은 플레이만 열심히 해라”고 당부했다.
정리=홍윤표 기자
출처 : http://sports.news.nate.com/view/20050322n073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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