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03.08
한국 프로야구 무대에서 최다 감독 경험을 쌓은 김성근 (63) 전 LG 트윈스 감독이 대한해협을 훌쩍 건너 일본 프로야구 롯데 마린스의 코치를 맡아 새로운 지도자 인생길에 들어섰습니다. 이 글은 노감독이 펼쳐 보이는 독특한 야구 경영학 5장(章)입니다.
‘시대와의 불화’를 마다하지 않으며 오로지 야구만을 위해, 애면글면 선수들의 정신개조에 앞장서온 그의 감독 세계가 우리의 시선을 붙들어 맵니다. 감독직에서 물러난 후 박찬호를 특별 지도하는가 하면 고교나 대학, 사회인 야구 판을 순회하며 야구보급 활동에 신명을 바쳤던 김성근 감독은 지난 7일 일시 귀국, 8일에도 수원에서 열린 성균관대와 건국대의 연습경기를 관전하는 등 현장에서 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야구 열정의 ‘화신’ 같은 그의 야구 철학을 이 기회에 접해 보시길 바랍니다.(편집자 주)
“포스트 시즌에 들어가서 처음으로 흥분, 들뜨는 바람에 마지막 끝내기를 소홀히 했다. 조인성에게 어드바이스를 하지 못해 급기야 9회 말 이상훈이 이승엽에게 스리런, 최원호가 마해영에게 끝내기 홈런을 내주고 말았다.
9회에 삼성 선두타자 김재걸을 상대할 때 ‘변화구부터 던지라’고 주문할 것을 잊어버려 결국 ‘대어를 살림망에 넣고 일어서려던 참에 살림망이 찢어져 다 잡았던 고기를 놓치는 격’이 돼버렸다.
LG 선수들은 훌륭하게 싸웠다. 믿어지지 않는 패배였지만 역사에 남을 명승부를 했다. 비록 역전 우승을 내줬으나 다들 지쳐서 더 이상 싸우는 것은 무리라고할 정도로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했고, 열심히 뛰었다. LG의 자부심을 유감없이 살려줬다.
수고했다, LG전사들아!”
2002년 11월10일(일요일) 대구구장에서 열렸던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지던 날, 내가 쓴 일기의 전부다.
그 날 LG 선수들은 그라운드에서 아쉬움의 눈물을 흘렸지만 나도 감독 생활 두 번째로 남모르게 눈물을 훔쳤다. 하늘을 쳐다보며 눈물이 번지지 않게….
단순히 경기에 졌다는 분함의 눈물은 아니었다. 그 순간에는 진검승부에 임했던 사람으로서 전력을 다해 싸운 뒤끝의 상쾌함에 휩싸였고 내 온몸에서 진기가 빠져나가는 듯한 느낌을 받앗다.
진심으로 전력을 다해 싸웠다는 만족감에다 그라운드에 주저앉은 선수들을 보고 감독으로서 게임을 제대로 마무리하지 못했던 자책감이 겹쳤다. ‘수고했다, 미안하다’는 심정에서 나는 눈물을 흘렸던 것 같다.
2001년 11월, 오키나와 나고에서 가을 캠프에 들어갔다.
‘LG 재건’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열었던 캠프는 구본무 회장이 나에게 직접 주문했던 선수들의 의식, 정신개조면부터 손을 댔다.
야구에 대한 고마움, 사람에 대한 고마움, 동료들에 대한 고마움에서 출발, 모든 일에 대한 고마움을 느끼고 미안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충고를 선수들에게 하는 것으로 나의 밤 미팅이 시작됐다.
가을 캠프에서 항상 그래왔듯이 그 때에도 나는 선수들의 의식 개혁작업부터 들어갔고 나고 합숙 중에 그 개혁을 관철시켰다.
매일 밤, 한 시간 남짓한 미팅에서 선수들은 지친 몸에도 불구하고 정말 열심히 듣고 메모했다. LG 선수들이 처음으로 접해 보는 ‘멘탈 트레이닝’이었다.
정리=홍윤표 기자
출처 : http://sports.news.nate.com/view/20050308n07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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