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2.18
박동희 기자가 프로야구 8개 구단의 전지훈련 캠프를 방문해 현장의 뜨거운 열기와 생생한 목소리를 전합니다. 18일 목요일에는 SK의 김성근 감독과 대화를 나눕니다. 2010년 다시한번 정상 등극을 노리는 김성근 감독에게 궁금한 점을 남겨주세요. 김성근 감독이 직접 대답해 드립니다.
박동희 안녕하세요. 야구팬 여러분. 스포츠춘추 박동희 기자입니다. 그간 안녕을 기원 드립니다. 여기는 일본 오키나와입니다. 1월 말부터 시작한 각 팀의 스프링캠프 현장을 취재하기 위해 이곳에 왔습니다.
박동희 ‘박동희의 in 캠프’는 기자가 스프링캠프 현장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차원에서 벗어나 독자들의 궁금증을 실시간으로 풀어드릴 것이며, 야구팬들이 직접 각 팀 감독들에게 실시간으로 질의하고 답변을 받는 새로운 형식을 취할 것입니다. 야구팬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의견 부탁드립니다.
박동희 오늘은 ‘박동희 in 캠프’의 두 번째 시간으로 SK 와이번스 김성근 감독을 모시고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올시즌 SK의 전력에 관해 궁금한 게 있으시다면 지금 바로 댓글로 질문해주세요. (지금부터의 질문은 스포츠춘추의 편집방향과는 무관하며 전적으로 야구팬들의 질문을 그대로 전달하는 것임을 밝힙니다.)
박동희 오늘 오키나와 나고 구장에서 열린 니혼햄 파이터스와의 연습경기는 시사하는 게 참 많았습니다. 선발 다르빗슈 유를 비롯해 1군 선수들이 대거 출전한 니혼햄을 맞아 SK가 10대 6 대승을 거뒀기 때문입니다.
박동희 전날 LG와의 경기에서 5대 4로 이겼던 니혼햄은 1회부터 9회 경기가 끝날 때까지 SK 강타선에 그야말로 '혼쭐'이 났습니다. 현장에 있던 많은 일본 야구관계자들이 "한국프로야구의 수준이 이토록 높아졌나"하며 깜짝 놀란 것도 무리는 아니었습니다.
박동희 한국야구의 위상이 높아진데 이분만큼 기여한 야구인도 없다는 생각입니다. 야구팬 여러분께 소개하겠습니다. 한국시리즈 2년 연속 우승 감독이십니다. SK 와이번스 김성근 감독입니다. 안녕하세요. 감독님.
김성근 안녕하세요. 오랜만입니다. 네이버를 보시는 많은 분들께도 인사 올립니다(웃음).
박동희 오늘 니혼햄과의 경기는 참 멋진 승부였습니다. 전날 LG를 꺾으며 한층 콧대를 세운 니혼햄을 비록 연습경기지만 10대 6으로 이겼는데요. 예상은 하셨는지요.
김성근 결과는 생각하지 않았어요. 우리 투수들이 어떤가가 제일 관심사였지, 상대 투수가 다르빗슈 유가 나오든 안나오든 전혀 신경쓰지 않았다고. 특히나 오키나와에 비가 많이 와서 선수들 점검이 가장 우선이었어요.
김성근 어떻게 보면 오늘 같은 상황에서 우리가 늘 일본팀에게 졌는데 이제는 대등한 상황이 되지 않았나 싶어요.
김성근 음, 찬스 때마다 적시타가 나온 게 고무적이에요. 지난번 고치에서 한신 2군과의 경기 때도 그렇고 오늘도 그렇고 찬스에서 안타가 터져요. 우리 SK가 확실히 달라진 점이에요.
박동희 오늘 공교롭게도 SK뿐만아니라 삼성도 야쿠르트 스왈로즈를 3대 0으로 꺾었습니다. 한국야구의 위상이 무척 높아진 듯한데요.
김성근 연습경기는 어떤 투수를 쓰느냐가 관건이에요. 우리는 젊은 투수의 상태를 보고 싶을 뿐이에요. 하지만 니혼햄은 다르빗슈를 비롯해 1급 투수들이 나왔어요. 우리가 그들의 공을 받아쳤어요. 굉장히 잘한 거죠.
김성근 경기 전 니혼햄 감독이 저한테 그랬어요. "다르빗슈가 무척 잘 던지는 투수"라고(웃음). 일종의 자랑이었지. 그런데 우리 타자들이 그런 투수의 공을 쳤어요. 삼성, 두산도 잘하는 걸 봐서 우리 야구가 이젠 많이 강해지지 않았나 싶어요. 전체 야구팬들이 자부심을 갖을 필요가 있습니다.
박동희 자, 본격적으로 김성근 감독님과 야구팬들의 실시간 채팅을 진행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첫 질문입니다. sup_****님께서 “올 시즌 SK의 선발진이 어떻게 구성될지 궁금합니다”하고 물으셨습니다. 많은 분이 같은 질문을 하셨는데요. 감독님, 2010시즌 SK 선발진 어떻게 구성될까요. 저도 이 부분이 무척 궁금한데요. 어떻습니까. 감독님.
김성근 전혀 백지에요. 음, 소위 말해서 글로버, 가도쿠라가 1, 2선발 하는 건 당연하고. 그 다음에 송은범이 들어오는 건데. 재미난 이야기를 하나 해주면...시즌 들어가기 전 김광현을 마무리로 만들려고 했어요.
박동희 네? 김광현을요?
김성근 작은 이승호를 선발로 내보내는 전체 대폭적인 인사이동 하려고 했다고. 정대현이 6월까지 못 나오니까 팀은 어떻게 든 돌려야하고. 고민 고민 끝에 이게 카드구나 싶었다고. 지금은 없어졌지
박동희 그럼 어째서 카드가 무산된 건가요?
김성근 윤길현이 나갔지, 채병룡이 군대갔지, 이승호가 지난해 별로 안좋았지. 뒤에 누가 하나 싶었어요. 고민고민끝에 김광현 카드가 생각났지. 지금이야 그렇게 광현이를 무리시킬 필요 있나 싶어서 무산시켰어요.
김성근 시즌 들어가면 또 할 수도 있겠지만 (잠시 생각에 잠긴 뒤)지금은 없어졌어요.
박동희 rudx****님께서는 “에이스 김광현과 2선발 송은범의 재활 상태가 어떤지 궁금합니다”하고 물으셨습니다. 덧붙여 “두 선수의 복귀가 언제쯤 이뤄질지 알고 싶습니다”하는 말씀을 남기셨습니다. 일부에선 김광현 선수가 개막전에 출전하지 못할 것이란 예상을 내놓기도 했는데요. 감독님, 실제는 어떻습니까.
김성근 음, 나오고 안나오고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작년 가을부터 훈련한 건 유사시 어떻게 움직이느냐였어요. 여기서 그걸 준비하고 있다고. 언제 복귀하느냐? 글쎄요. 전혀 생각하고 있지 않아요. 4월 한달 잘 만들어가면 될 거예요. 절대 서두르지 말라고 했어요. 우리 sk란 팀은 두 선수가 없을 때 어떻게 할 지 대비를 하는 팀이에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박동희 shj9****, skh0****님께서는 “엄정욱 선수의 선발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그것이 사실인지, 만약 사실이라면 감독님께선 엄정욱 선수의 부활 가능성을 어느 정도로 보시는지 궁금합니다”하고 질의하셨습니다. 현재 엄정욱 선수의 상태와 앞으로의 투구, 어떻게 보시나요.
김성근 엄정욱을 긍정적으로 봐야 하는 건, 지난해는 부상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어요. 그 때문에 구위가 안좋았어요. 그런데 올해는 그것에서 벗어났어요. 지난해보다 구속이 6, 7km나 올라왔어요. 이제는 변화구 제구만 잡히면 된다고 봐요. 올시즌은 또 본인이 해줘야 해요.
김성근 엄정욱이 제일 편한 곳은 역시 앞이 아닌가 싶어요. 전성기같이 스피드가 나고 변화구 제구가 잘되면 마무리로 갈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지금은 자기공 던질 수 있느냐가 제일 중요해요. 그 다음이 보직이에요. 좋아진 건 기정사실이에요.
박동희 gram****님께서는 “가도쿠라 켄, 게리 글로버 두 외국인 투수가 지난해처럼 잘할 수 있을까요”하고 물으십니다.
김성근 가도쿠라는 작년에도 시즌 갈수록 좋아졌어요. 스피드도 우리나라 왔을 땐 140km초반이었어요. 그러다 좋아졌지요. 올 시즌엔 변화구 제구가 더 잘되고 있어요. 기대해도 좋을 듯싶어요. 지난해보다 더!. 10승은 기본으로 해주리라 믿어요. 다만, 10승 이상으로 몇승을 해주느냐가 문제지.
김성근 글로버는 지난해만큼 해주리라 봐요.
박동희 redf****님께서는 “지난 시즌을 끝으로 군 입대한 윤길현, 채병용, 정대현, 전병두의 공백을 메우는 것이 급선무입니다”하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들 선수 모두 지난 시즌 불펜에서 활약한 투수들인데요. 이들의 대안이 누구인지, 어떻게 준비하고 계신지 듣고 싶습니다.
김성근 지금 이한진이라든지, 가득염, 정우람이 있어요. 그리고 음, 김성규라든지 고만고만한 투수들은 많이 모였어요. 지난해는 고만고만한 투수들이 많지 않았는데..결국은 어떻게 쓰느냐가 문제에요.
김성근 올 시즌은 역시 불펜이 어떻게 버티느냐가 관건이 될 것같아요. 가득염은 오늘 경기에서 제일 긴 이닝을 던졌어요. 가득염은 괜찮아요. 올라왔어요. 우람이가 늦게 합류한 아이니까 그렇고.
김성근 기본적인 건 선발완투에요. 과연 sk에 그런 투수가 있느냐가 문제에요. 모든 일이 지금 갖고 있는 선수로 어떻게 싸우느냐가 문제에요. 다른 팀은 완투할 선발을 갖고 있어요. 예전 해태보세요. 릴리프가 필요없었다고. 원체 선발이 좋으니까. 완투할 투수가 2명만 있어도 중간투수들은 쉬어요.
김성근 세상살이라는 건 이상하고 현실이란 것 하고는 차이가 나는거에요.
박동희 왼손 불펜요원인 정우람의 현재 상태를 어떻게 보시나요.
김성근 정우람 지난해 실패 요인이 뭔지 알아요? 오키나와 캠프에서 몇 번 지면서 자신감을 잃었기 때문이에요. 오늘 경기 중에 왜 뺐는지 아세요? 지난해처럼 또 자신감을 잃을까봐서였어요.
김성근 올해는 살아올거예요. 확실해요. 오늘 던진 정우람, 가득염, 이한진, 박현준이 모두 잘할거예요. 박현준이는 선발연습도 하고 있어요. 엄정욱과 함께.
김성근 전준호도 재밌지 않나 싶어요. 어느 보직이든 할 수 있을 거예요. 우리로서는 전준호는 '굴러왔지' 굴러온 보물이라고 해야하나(웃음). 가뜩이나 오른손 투수가 부족한대 말이지. 뭐 그게 유일한 우리팀 보강아니에요(웃음).
김성근 우리는 말이야. 못하면 감독한테 책임전가할 거 맞아요. 하지만 원인규명도 해야하고 대책도 세워야 해요. 다람쥐 바퀴 돌듯 돈다고. 뛰어 나와야 하는데...각 구단마다 트레이드하고 복안도 세워야 하는데, 우리 야구계는 피해의식과 실패의식이 많아서 모험을 안해요. 지금 600만 700만 관중 모은다고 하지만, 진짜 재미난 건 트레이드를 통해서 붐을 조성하는 거예요.
김성근 지난해 우리 SK가 한국시리즈 준우승했단 말이에요. 그걸 두고 잘했다고 하고 그치면 안되요. 선수보강을 해야 하는데...우린 전준호밖에 없지 않나 싶어요. 아쉬워요.
김성근 각 팀마다 마케팅을 한단 말이지. 하지만 아무리 좋은 마케팅도 팀이 지면 그만이에요. 원인규명과 대책을 세워야해요. 600, 700만 관중이 온다는 거 좋아요. 스피드업 정책도 좋아요. 하지만 너무 조그만 부분에만 매달리고 있어요. 더 큰 안목으로 시장을 넓히려 노력해야 할텐데..스피드업도 그래요. 좌우 스트라이크존만 넓히면 되요. 그래서 넓혔으면 돼요. 그런데 그걸 뭐 어떻다, 어떻다 이야기하고 있어요.
박동희 qpal****님께서는 “수술 뒤 재활 중인 기존 마무리 정대현을 대신할 새로운 마무리가 누구일지 궁금합니다. 의중에 둔 마무리 후보가 있으시다면 누구인지 궁금합니다”하고 댓글 다셨습니다.
김성근 김광현이 생각했고. 지금은 작은 이승호에요. 만약 선발진이 완성되면 고효준과 더블스토퍼도 생각하고 있어요. 지금 백지상태에서 스프링캠프를 통해 만들어가고 있어요. 전준호도 좋아지면 뒤에 쓸 수 있는 것이고.
박동희 투수진에 이어 지금부터는 2010시즌 SK 포수진 운용에 관해 김성근 감독님께 질문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첫 질문입니다. ldrm****님께서는 “왼손투수 전문 타자였던 이재원 선수가 포수수업을 받는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현재 상태는 어떤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정상호와 박경환 선수의 재활이 빠르다고 하는데요. 어느 정도까지 재활이 진척됐는지 궁금합니다”하고 질문하셨습니다.
김성근 박정권, 박재상, 최정, 정상호, 이재원은 팀의 미래에요. 제가 처음 2년 계약했을 때 이 선수들을 중심으로 팀을 만들려고 했어요. 그리고 다음 감독에게 넘겨주려 했어요. 하지만 운이 좋아서인지 우승 2번하면서 계속 있게 됐어요.
김성근 이재원은 가능성이 많아요. 어깨가 제대로 되가고 있어요. 방망이도 무진장 많이 늘었어요. 포수도 연습경기를 하면서 점점 좋아지고 있어요. 작년 정상호도 연습경기를 하면서 좋아졌어요.
박동희 oing****qpal****님께서는 “정상호, 이재원 둘 가운데 한명이 포수 마스크를 쓰고 있다면 나머지 한 선수는 1루수를 맡아야 할 것 같습니다. 감독님께선 이럴 때 어느 선수에게 1루를 맡기시겠습니까”하고 질의하셨습니다.
김성근 글쎄. 그때 가봐야 알겠어요. 복합적으로 볼때 이팀은 음, 임훈, 이명기 같은 선수들이 올라오면 경쟁이 심해질 것 같아요. 내년쯤 되면 또 강력한 팀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김성근 최정이도 이렇게 하다간 모창민이 잡힐 수 있어요. 나주환이도 최윤석한테 잡힐 가능성이 많아요. 지난 3년 동안에 우리 SK가 가장 좋아진 게 바로 그거에요. 경쟁력말이지요.
박동희 박경완 선수는 현재 어떻습니까.
김성근 타격은 지난해보다 좋아요. 정상호도 그렇고. 러닝도 좀 하고. 포수로 오래 앉아있으면 겁이 나서 그렇지 내가 상상했던 것보다는 월등히 회복이 빨라요.
박동희 그렇다면 감독님. 개막전 주전 포수는 누가 될까요.
김성근 시범경기까지 봐야죠. 이재원이 좋으면 이재원으로, 박경완이 좋으면 박경완으로 해야죠. 정상호는 약간 늦은 것 같고. SK는 상식 속에서 야구하느냐, 상식을 벗어난 차원에서 하느냐의 문제에요. 제가 볼 땐 3년동안은 그 문제를 매듭하는 단계였어요. 올해부터는 다시 시작이에요.
박동희 tira****님께서는 “올 시즌 SK의 내야진을 어떻게 구상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1루수부터 유격수까지 지금까지의 정황만 비춰볼 때 어느 선수가 주전 내야수로 유력할까요.
김성근 일단 정근우는 안전빵이에요(웃음). 박정권도 그렇고. 유격수와 3루수는 아직 몰라요.
박동희 tira****님께서는 “고려대 시절 정근우보다 몇배나 뛰어난 2루수 정근우가 됐습니다. 이 선수가 이렇게까지 발전하게 된 이유가 무엇입니까”하고 물으십니다.
김성근 훈련이에요. 모창민의 예를 들겠습니다. 송구가 영 아니었어요. 하지만 여기와서 이틀만에 고쳤어요. 다 연습하고 땀 흘리면 되요. 최윤석이란 아이도 우리가 4개월 동안 가르치고 있어요. 그래서 올라온 거 아니에요.
박동희 quie****님께서는 “내야 기대주를 누구로 보시는지 말씀해달라”고 하십니다.
김성근 역시 최윤석과 모창민이에요.
박동희 save****님께서는 “감독님은 부상 전력을 제외하고 시즌 구상을 하시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렇다면 올 시즌 SK 부상 선수를 대체할 선수들로 누굴 지목하실지 궁금합니다”하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부분은 저도 무척 궁금합니다.
박동희 현지 인터넷 사정이 좋지 않아 문자중계가 다소 지체되고 있습니다. 죄송합니다.
김성근 투수는 박현진, 김성규, 이한진, 엄정욱이에요. 저는 이 선수들 만들려고 연말에 하루도 쉬지 않았어요. 올해만큼 우리 sk의 훈련이 열심일 때가 없었어요. 다른 때는 우리가 보통 이틀 홍백전 하고 하루 쉬는데, 요즘은 계속 홍백전했어요. 왜냐? 젊은 선수들 경험을 쌓게 해주고 싶었다고.
박동희 sup_****님께선 “주전과 백업이 풍부한 내야자원에 비해 외야자원은 주전인 박재홍, 박재상, 조동화, 김강민 을 제외하곤 마땅한 백업요원이 보이지 않습니다. 올 시즌 외야진 운영과 외야백업요원을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알고 싶습니다”하고 물으십니다.
김성근 아니에요. 외야도 괜찮아요. 조동화, 임훈이 괜찮아요. 박재상은 스케일이 더 커졌어요. 재상이는 뭐랄까. 관록이 붙었어요. 선수를 볼 때 체격은 똑같아도 자신감을 보면 박재상, 박정권은 '이 녀석들이 이렇게 컸나 싶어요." 박재상이 지금은 다리가 다쳐서 그렇지 클린업트리오 들어오면 3번 칠 가능성이 높아요.
김성근 sk야구는 대체능력이 뛰어난 거예요. 위기가 왔을 때 위기를 느끼면 안되는거에요. 평화가 오기전에 평화를 지키듯이. sk 야구라는 건 건방지지만 그런 걸 봐달라는 거에요. 우리야구는 그런 큰 뜻이 있어요. 어려운 문제가 왔을 대 거기서 우리는 안된다는 소리 한번도 안해요. 이래서 못한다, 저래서 못한다. 이야기 안해요.
박동희 ukhu****님께서는 “지난해 시즌 중반 8연패가 뼈아팠습니다. 득점권에서 해결사 역할을 해줄 4번 타자가 부재했던 게 가장 큰 이유같은데요. 올 시즌 SK의 4번 타자는 누가 맡을지 궁금합니다”하고 질의하셨습니다. 이건 저도 무척 궁금한 사항인데요. 말씀해주시지요. 감독님.
김성근 박정권도 있고, 김재현도 있고. 우리 sk는 4번 이란 게 없어요. 그날 경기상황에 따라, 상대 투수에 따라 달라요. 노무라 가츠야 감독 말처럼 에이스 없고 4번 없으면 팀이 아니거든요. 우리팀 고정 4번 타자 없었어요. 그럴 땐 감독의 운영이 관건이에요.
박동희 kim1****님께서는 “지난 시즌부터 19연승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앞으로 몇 연승까지 잇고 싶으신가요”하고 물으십니다.
김성근 그렇게 중요한 문제가 아니에요. 하다보면 결과가 나오는 것이지. 그때도 하려고 했던 건 아니었어요. sk 가 그동안 좋았던 이유는 스타트가 좋았어요. 4, 5월 좋았어요. 올시즌도 스타트가 좋으면 연승을 이어갈 것이고, 4월에 우리가 5할만 하면 올해도 승산이 있어요.
박동희 kimd****님께서는 “SK는 외부영입보다 자체 생산한 선수들이 많습니다. '육성‘이라는 말이 가장 어울리는 구단이 sk가 아닌가 싶습니다. 올핸 누가 성장할지 궁금합니다"라고 하셨습니다.
김성근 투수는 박현준이에요. 야수는 이재원. 이재원은 중심타선까지 생각하고 있어요. 4번도 칠 수 있어요. 이제는 왼손이 아니라 오른손 투수까지도 잘 친다고. 지난번 한신전에서 연타석 홈런 칠 때도 오른손 투수였어요. 오늘도 오른손 사이드암 투수한테 홈런 치고.
박동희 airb****님은 "그간 SK는 발야구, 토탈베이스볼, 무한 경쟁, 멀티포지션, 강훈련 등 많은 야구의 새로운 경향을 이끌었습니다.이제는 비난하던 팀들도 다 따라하고 있습니다. 올 시즌 SK의 차별화된 전략이 무엇일지 벌써부터 궁금합니다"하고 질의하십니다.
김성근 원점이에요. 다시 스피드에요. 아까 니혼햄과 9회 더블플레이 때도 보세요. 우리팀 수비에서 모험을 했어요. 모험이 가능하려면 스피드가 있어야 해요. 올 시즌은 8개 구단 모두 야구를 잘 해요. 그럴 때 이기려면 대체능력이 뛰어난 팀이 이겨요. 그래서 제가 히어로즈에서 전준호를 코치로 데려왔어요. 왜 데려왔는지 아세요? 지난해 우리팀 주자들이 왼손 투수일 때 2루로 뛰지 못했어요. 그래서 번트를 댔어요. 뛸 수 있으면 뛰었겠지요. 정근우도 못 뛰었어요.
김성근 제가 정근우 본인한테 이야기했지만, "너, 왜 이대형한테 도루싸움에서 진 줄 아느냐? 왼손투수일 때 뛰었으면 네가 이겼다."라고 했어요. 그거에요. sk야구는 실험정신이 강한 팀이에요. 올해는 선수 개개인한테 이야기한 것은 "능력으로 볼 때 우리는 다른팀에 떨어진다. 하지만 조직으로 볼 땐 우리가 강하다. 모든 플레이에 책임지라."라고 했어요.
김성근 그런 의미에서 올해 sk의 모토는 '책임야구'에요.
박동희 ehfd****님께선 "주장 김재현 선수가 지난해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올해 은퇴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김재현의 뒤를 이을 선수로 누굴 지목하시겠습니까"하고 질의하셨습니다.
김성근 지금 이야기하면 안 되죠(웃음). 지금 이 자리에서 김재현 한테 이야기하고 싶은 건 올시즌 끝나고 은퇴한다는 생각으로 야구를 해선 안된다는 거에요.
김성근 내년, 내후년에도 야구한다고 생각하고 해야 하요. 물론 본인이 악착같이 야구하고 있어요.
김성근 훌륭한 선수니까 끝도 잘 마무리하겠지만, 김재현 같은 대선수는 "끝을 잘 마무리하겠다"는 생각보다는 "끝까지 잘하겠다"는 생각으로 뛰어야 합니다.
박동희 k_ma****님께선 "김태균, 이범호 등 국내 유명선수들이 앞다퉈 외국행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이는 아마야구도 마찬가지입니다. 대책이 필요하다고 보는데 감독님 생각은 어떤지 궁금합니다"하고 물으십니다.
김성근 이제는 글로벌 시대에요. 외국에서 우리 선수들을 데려가면 우리도 데려오면 되요.
박동희 hdst****님께선 "올 시즌 팀을 이끌면서 꼭 이것만은 하고 싶다 하는 것이 있으면 말씀해주십시오"라고 질의하십니다.
김성근 (오래 생각하다가) 이제 아시아시리즈가 없어진다고 하니까 모르겠지만...그해 가장 마지막 시합을 이겨야 합니다. 그게 중요해요. 2007, 2008년은 도쿄에서 열린 아시아시리즈에서 졌고, 지난해는 LKIA한테 한국시리즈 7차전에서 졌어요.
김성근 SK야구는 '지지 않는 야구가 목표'라고 했더니 그걸 비난하는 사람이 많은데, 안질순 없어요. 하지만 그렇게 야구는 이길 때나 질 때나 그 안에서 교훈을 찾고 다시 지지 않기 위해 자신을 부단히 채찍질하고 가꾸는 싸움이에요. 올해는 마지막 경기에서 이기고 싶어요. 3년 동안 교훈을 배웠으니까요.
박동희 frem****님께서는 "야구를 통해 구현하고 싶은 진정한 가치가 무엇입니까"하고 물으십니다.
김성근 제일 중요한 건 목표 뒤에 목적이 있다는 거에요. 목표는 금방 달성할 수 있어요. 하지만 목적은 평생 가요. '우리가 20연승 한다.' 그건 목표에요. 그건 한해로 끝이에요. 목적이라 하는 건 영원히 가는 거예요.
김성근 우리 SK한테 승리라고 하는 건 목표에요. 승리보단 이기는 과정이 중요해요. 그 과정에서 뭘 느끼고 뭘 배웠는지가 중요해요.
김성근 SK야구는 승패 떠나서 인생살이가 어떻다는 어필하고 싶어요. 제가 진짜 말하고 싶은 건 어쩌면 야구가 아니라 인생살이가 아닌가 싶어. 어쨌든 포기하지 않으면, 자기가 뜻이 있는 일을 할 수 있다고. 자기가 원한 걸. 내가 안 된다고 뒤돌아서는 사람한테는 길이 없다고.. 그러니까 모든 일이 해야 되겠고 반드시 해야 되겠고 그리고 할 때까지 해야 돼요.
김성근 야구라는 것은 바로 인생하고 똑같은 거예요. 그러니까 사람이 죽을 때까지 공부를 해야 되고 생각을 해야 되고 그 생각이라는 게 있으면 소위 말해서 해야 돼요. 행동해야 돼요. 반드시 해야 돼요. 그리고 그게 될 때까지 해야 돼. 그건 나는 SK야구 속에 많이 포함돼 있지 않냐 싶어요.
박동희 절망하지 말라?
김성근 네
김성근 나는 정말 내일이라도 그만둘 각오가 돼 있어요. 나는 지금까지 그렇게 살아왔고.하지만, 내가 정말 또 하고 싶은 건 야구계 사람들의 위신을 높이는 것이에요. 무엇보다 전 길을 만들고 싶어요.
박동희 길이요?
김성근 이제 고령화 시대는 지나갔어요. 젊은 층에서 모든 걸 움직여요. 그러나 세상이 밸런스있게 돌아가려면 나이 먹은 사람들의 노하우를 무시하면 안 되요. 젊은 사람들은 패기는 있어요.
김성근 하지만 경험은 패기보다 앞서요. 젊은 사람들이 모자른 게 있으면 경험자들이 가르쳐야 해요. 전 젊은 사람들보다 나이먹은 사람한테 희망을 주고 싶어요. 그이들한테 용기를 주고 싶어. 65살에 SK 감독을 맡으면서 그 생각하고 들어왔다고.
김성근 이렇게 나이 먹은 나도 무언가를 생각하고, 고민하고 젊은 이에게 꿈과 용기를 줄 수 있다면 당신도 할 수 있다고 말이지. 용기를 내라고 말이지...
박동희 감독님, 먼 세월이 지나서 어떤 감독으로 기억되고 싶으세요?
김성근 그런 걸 생각해본 적이 없네. 나는.. 근데 내가 갖고 있는 것은 감독 처음에 할 때부터 우리나라 야구를 바꿔야 되겠다 싶은 생각은 있었어요. 또 지도자 되는 아이들이 그런 학식이라든지 야구 이론이라든지 여러 가지 점에서 기존 부분하고 바꿔가지 않으면 안 된다고 보고 있어요.
김성근 기합을 준다. 뭐 욕한다. 이런 것 아니에요. 진정한 리더는 아이들에게 방향 설정하고 리드할 수 있어야 해요. 그리고 모든 것을 바칠 수 있어야 해요. 가끔 선수들한테 이야기를 한다고. 지금도. "너희들이 언젠가는 지도자가 돼. 지도자가 되니까 지금 메모를 해놔라."
김성근 난 어떤 감독으로 기억되고 싶은 건 정말 없어요. 그저 마지막까지 고민했던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을 뿐이에요. 김성근 이란 세 글자는 사라져도 SK야구가 영원히 기억된다면 그때 내 임무를 다했다고 싶어요.
박동희 SK에 유독 일본인 코치가 많다고 지적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김성근 (고개를 흔들며) 일본사람이 왔다고 하지만 실은 그들이 우리 야구를 배우고 가요. 오릭스가 우리 SK 연습하는 걸 그대로 배우고 갔어요. 한신 2군 감독도 그래요. "잘 배우고 갔습니다."라고. 요미우리가 3년 전에 와서 우리 보고 놀랐어요. 그러더니 자기들도 육성파트를 만들었어요. 그래서 지난해 마쓰모토라는 선수를 키웠어요.
김성근 우리는 오히려 자부심을 가져와요 해요. 약자의 이론을 가지면 안 되요. 지난 번 노무라 감독과의 네이버 대담 때도 그런 이야기가 나왔어요. 노무라 감독이 "한국프로팀 감독이 되고 싶다"고 하잖아요. 김인식 전 감독이 이제 요미우리 감독이 되지 말란 법도 없어요. 그것이 시대의 흐름이에요.
김성근 예전 국가대표 축구팀 감독으로 거스 히딩크를 모셔온 적이 있어요. 히딩크, 히딩크 하는 이유가 뭐에요. 그걸 생각할 필요가 있어요. 이제 한국 야구도 레벨 업이 되야 합니다.
박동희 잠시 인터넷이 중단되면서 예정시간보다 실시간 채팅이 오래 지속됐습니다. 감독님 연습경기하시랴, SK팬과의 만찬하시랴 피곤하실 텐데 장시간 모시고 있는 듯해 죄송합니다.
김성근 아니에요. 괜찮아요.
박동희 마지막으로 올 시즌 SK,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김성근 SK는 가능성 있는 팀이 아니라, 아직도 가능성을 추궁해 나가는 팀이에요. 세상 사람들에게 제가 어필하고 싶은 것도 그거에요. 사람은 포기하지 않고 땀 흘리면 반드시 결과를 얻어요.
김성근 여러분 꼭 기억하세요. '행운을 만든다는 것은 즉, 조건을 스스로 만드는 것입니다'
김성근 운도 준비되지 않으면 찾아오지 않습니다. SK는 올 시즌도 준비를 게을리 하지 않을 겁니다. SK를 싫어하시는 분들도 많으실 거예요. 하지만 그것만 기억해주세요. SK는 우승을 목표로 한 팀이 아니라 우승하는 과정을 목적으로 하는 팀이라는 걸 말이지요.
박동희 지금까지 실시간으로 진행된 김성근 감독님과의 대화를 마치겠습니다. 진심으로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박동희 혹시 SK와의 계약기간이 끝나는 다음 시즌 이후에도 와이번스의 유니폼을 입으실지...
김성근 이건 써도 되요. (신중한 표정으로) 나는 내일 당장 야구를 그만둬도 되요. 지금까지 그래 왔다고. 음...
김성근 현장도 노력해야 하고 현장이 아닌 사람들도 다 노력해야 해요. 야구하는 사람들도 노력해야 하고 보는 사람들도 노력해야 한다고. 솔직히 조금 지쳤다고...휴우-. 조금 지쳤다고...조금...
박동희 상투적인 말입니다만, 힘내십시오.
김성근 오늘은 여기까지 하자고. 늦었는데 어떻게 가려고 하나?
박동희 택시 타고 가면 됩니다.
김성근 택시...밖을 보라고 암흑이라고. 이렇게 밝은 데선 한줄기 불빛이 얼마나 소중한지 모른다고. 암흑에선 한줌 햇빛이 광명인데 말이야. 그 한줄기 빛을 따라 암흑 속의 길을 가는 사람도 있다고.
김성근 자네 말대로 힘내야지. 마지막으로 사그라질 때까지 빛을 내야지. 그게 내 운명이라고. 내가 내 선배들의 불빛을 보면서 여기까지 왔듯이 말이야...
박동희 감사합니다. 건강하시고 앞으로도 SK야구의 목적을 위해 애써 주십시오.
박동희 내일 '감독과의 대화' 3편은 삼성 라이온즈 선동열 감독 편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출처 : http://news.naver.com/sports/new/sportsQ/cast.nhn?liveCast=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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