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스포츠 하남직] 훈련 시간은 점점 길어진다. 오후 9시가 넘어도 팽팽한 긴장감이 흐른다. 몸은 지쳐도, 의욕으로 버틴다. 프로 구단에 입단하는 선수도, 고양 원더스에 남는 선수도 의욕이 넘친다.

 

고양 원더스 선수들은 25일 오후 1시 경기도 이천에서 건국대와 평가전을 치렀다. 경기가 끝난 뒤 고양시 야구국가대표 훈련장에 도착하니, 오후 5시. 훈련이 시작됐다. 오후 10시에야 훈련이 끝났다. 이날 고양은 "5명의 선수가 프로구단에 입단한다"고 발표했다. 떠나는 자와 남는 자, 모두에게 확실한 동기부여가 되는 소식이었다.

 

"1군에서 뛰어라."

 

한국 최초의 독립구단 고양 원더스가 5명의 프로 선수를 추가 배출했다. 투수 김용성(25)과 포수 이승재(31), 외야수 윤병호(24)·이원재(24)는 제9구단 NC로 향한다. 외야수 송주호(25)는 한화 유니폼을 입는다.

 

지난해 고양은 이희성(25)·김영관(28·이상 LG), 강하승(24·KIA), 안태영(28·넥센), 홍재용(24·두산)등 5명을 프로로 보냈다. 독립구단의 존재 가치를 증명한 쾌거였다. 올해에는 5월이 끝나기도 전에 5명이 프로진출을 확정했다. 김성근(71) 고양 감독은 목표의 절반을 이미 달성했다. 김 감독은 "올해 목표는 (프로에) 10명 보내는 것"이라고 밝혔다. 기존 구단들의 관심을 받는 선수는 더 있다. 한 선수는 복수 구단이 영입을 추진하고 있기도 하다. 불가능해 보이던 목표. 김 감독과 고양이 또 놀라운 일을 준비하고 있다.

 

김 감독의 목표는 '양적인 부분'에 머물지 않는다. 김 감독은 "고양 출신 선수들이 1군에서 뛰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했다. 지난해 고양에서 배출한 프로 선수 중 1군 무대를 밟은 이는 투수 이희성과 내야수 김영관뿐이다. 올해는 5명 모두가 퓨처스(2군)리그에 머물고 있다. 가장 돋보이는 선수는 안태영. 안태영은 타율 0.328·4홈런·26타점을 기록 중이다. 퓨처스 남부리그 홈런 공동 1위, 타점 2위, 타율 3위다.

 

김 감독은 "이번에 프로로 가는 선수들은 1군에 더 근접했으면 한다. 아직 고쳐주고 싶은 부분이 많다. 시간이 많지 않다. 야간 훈련을 통해서라도 최대한 기량을 끌어올리고 싶다"고 말했다. 딸을 시집보내는 심정. 김 감독은 "내 자식과 같은 선수들이다. '고양에서 그것밖에 못 배웠나'라는 말을 듣게 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프로 진출을 확정한 5명의 선수들은 밤 늦게까지 훈련했다. 이들은 31일 NC와 한화에 합류한다.

 

"너희들에게는 기회다."

 

'고양 사령탑' 김성근 감독의 고민은 깊다. 김 감독은 "주축 선수 5명이 동시에 빠진다. 주전 외야수 3명을 한꺼번에 내보내고 경기할 생각을 하니, 나도 막막하다"고 했다. 다시 시작. 그는 25일 "우린 또 새로운 선수와 함께 도전하면 된다. 그래서 어제 밤 10시 반까지 훈련했다. 오늘은 10시까지 했다.(웃음) 고양 원더스는 이렇게 열심히 살고 있다"고 했다.

 

김 감독은 선수들의 장점을 먼저 살핀다. "1%의 가능성을 키우면 경쟁력이 된다"는 게 그의 철학이다. 이승재와 윤병호, 이원재는 고양의 창단 멤버다. 2011년 11월부터 고양에서 훈련했다. 앞서 프로에 진출한 선수들을 보며 부러워했고, 더 노력했다. 김 감독은 "고된 훈련을 잘 견뎌준 선수들이 고맙다. 고생하고, 노력한 만큼 프로에서도 제 몫을 할 거라 믿는다. 응원하겠다"라고 격려했다. 그리고 남아 있는 선수들을 돌아봤다.

 

25일 김 감독은 고양 선수들을 불러모았다. "프로에 간 선수들을 부러워해라. 그리고 너희도 목표를 세워라. 또 기회가 왔다. 한번 해보자." 의욕이 더 자랐다.

 

 

출처 :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7&oid=241&aid=0002135232

 

Posted by 개살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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