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04.09
혹시 이 장면 기억하시는지. 서울 연고 라이벌인 LG와 OB가 90년대 신인 선수를 놓고 지명권 행사를 위해 동전 던지기를 했던 시절이 있었다. 당시 LG 스카우트팀이 동전 던지는 연습을 열심히 한 통에 좋은 결과를 얻었다는 후문도 나오고 해서 한동안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처럼 동전 앞뒤를 가지고 내기 할 때 방법의 하나로 동전던지기가 많이 이용되기도 한다.
LG의 동전 던지기는 과연 연습을 통하면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을까. 80%는 아니다에 가깝다. 이는 일시적인 현상일 뿐 동전 던지기를 몇 십번, 몇 백번 되풀이하면 확률은 50:50에 가까워 진다. 3할타자가 어느날 4타수 3안타 또는 3타수 3안타를 치더라도 시즌이 끝날 때는 결국 3할 타율을 기록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4할은 이제 먼 추억이고 5할 타율은 게임에서나 가능하겠다. 이를 '태수(太數)의 법칙'이라고도 한다.
마찬가지로 실력이 비슷한 팀이 한 시즌 동안 맞붙으면 누가 일방적으로 이길 수는 없다. 그러나 한 팀이 열심히 훈련을 하고 경기에서 집중하면 이길 확률이 좀 더 높아진다. 그 확률을 올리기 위해서 치밀하고 성실한 준비가 필요하고 실력을 최대한 발휘할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졌다고 생각한다면? 그러면 승부는 그 순간 끝난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시즌 초까지 어느 팀이든 어느 선수든 기대를 걸고, 높은 확률을 찾아가기 마련이다. 그런데 초반에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오면 힘이 빠지기 마련이다. 시행착오를 거치고 여러 좌절을 겪더라도 굴복하지 않고 초지일관 목적을 향해서 자신을 믿는 신념과 인내를 가지고 노력하는 자만이 성공할 수 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붐과 함께 야구의 부흥을 꿈꾸는 한국야구도 그런 자세를 가질 필요가 있다. 코칭스태프, 선수, 프런트는 태수의 법칙을 명심하고 이길 확률을 쫓아야 할 것이다.
내가 몸담고 있는 지바 롯데는 주력 선수의 부상과 WBC 참가 선수들의 긴장감 결여 등 여러가지 악재가 겹쳐 팀 밸런스가 무너져 있다. 지난 해 양 리그를 통틀어 최강의 투수력을 뽐냈지만 현재 팀방어율은 12구단 11위(5.49)에 머물러 있다. 지난 해 일본시리즈 우승 팀 답지 않게 현재는 퍼시픽리그 5위에 처져 있다.
그러나 나는 지바 롯데가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것으로 믿고 있다. 중요한 것은 그 과정을 어떻게 만들어 가느냐다. 원래 힘이 있는 팀이니 지금은 이길 때까지 기다리고 준비하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지난 해 오릭스는 맞붙을 때마다 전혀 다른 팀을 상대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강할 때와 약할 때가 두드러졌던 오릭스는 그때 그때 선수들의 신념과 집념 때문에 다른 야구를 하고 있었다. 역시 승부는 계속하는 마음에 달려있다.
한국야구는 WBC 열기를 살렸으면 좋겠다.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인사로 인해 새로운 변화가 있었으면 좋겠고, 그래야만 한다. 야구는 절대 개인의 것이 아니다. 야구를 사랑하는 모두의 것이다. 모처럼 찾아온 기회를 야구 발전의 기반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개인적인 바람이다.
출처 : http://isplus.live.joinsmsn.com/news/article/article.asp?total_id=2259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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