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타임스 | 신희진] 지난 8월 18일에 김성근 감독이 경질된 후 어느덧 한 달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하지만 지금 이 시간까지도 SK팬들과 구단 프런트의 마찰은 계속되고 있다. 감독 교체의 충격파를 이겨내지 못하고 팀 성적도 곤두박질쳤다. 내심 4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노리고 있던 SK에게는 예상치 못한 악재가 된 셈이다.
그렇다면 김성근 감독 체제의 SK와 이만수 감독대행 체제의 SK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던 것일까? 숫자를 통해 그 차이를 한 번 살펴보자.
▲ 승률
김성근 - .559(93경기 52승 41패)
이만수 - .389(20경기 7승 2무 11패)
올 시즌 김성근 감독의 승률은 예년만 못한 수준으로 하락했지만, 이만수 감독대행 이후의 승률은 그보다 더 처참하다. 최근 8월 18일부터 SK의 승률은 KIA(.313) 다음으로 낮다. 만약 이 기간 동안 LG(8승 1무 11패)가 5할 이상의 승률을 기록했다면, 포스트시즌 진출도 장담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 득점
김성근 - 경기당 평균득점 4.48점
이만수 - 경기당 평균득점 3.4점
이만수 감독대행 이후 SK의 득점력은 1점 이상 하락했다. 고작 20경기를 치르는 동안 무득점 경기도 3번이나 된다. 93경기를 치른 김성근 감독 체제의 SK는 영봉패가 4번 밖에 없었다는 점과 비교하면 크게 늘어난 수치다. 이만수 감독대행 취임 이후 SK보다 경기당 평균득점이 나쁜 팀은 단 한 팀도 없다.
▲ 실점
김성근 - 경기당 평균실점 3.75점
이만수 - 경기당 평균실점 4.35점
SK는 올 시즌 투수력의 힘으로 상위권 성적을 유지해왔다. 이만수 감독대행 이후에도 투수력은 여전히 괜찮은 편이지만, 딱히 '강하다'고 표현할 수준도 아니다. 야구에서 평균 0.6점의 차이는 생각보다 훨씬 크며, 이만수 체제 하에 SK보다 경기당 평균실점이 많은 팀은 KIA가 유일하다.
▲ 홈런
김성근 - 93경기 65개, 경기당 평균홈런 0.70개
이만수 - 20경기 19개, 경기당 평균홈런 0.95개
이만수 감독대행이 취임한 이후 거의 유일하게 좋아진 부분이다. 과거 홈런왕으로 명성을 날린 스타 출신답게, 김성근 감독 체제 하에서 리그 평균 홈런보다 낮은 홈런을 쏘아 올렸던 팀이 이만수 감독대행이 지휘봉을 잡은 후로는 리그에서 가장 많은 홈런을 때린 구단이 됐다. 문제는 홈런 아니면 득점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낮아, 실질적인 경기당 득점률은 크게 하락했다는 점이다.
▲ 도루
김성근 - 93경기 80성공 44실패(성공률 64.5%), 경기당 평균도루시도 1.33개
이만수 - 20경기 13성공 8실패(성공률 61.9%), 경기당 평균도루시도 1.05개
도루 시도 횟수와 도루 성공률도 이만수 감독대행 체제가 출범한 이후 나빠진 기록 중 하나다. 김성근 감독은 주자에게 적극적인 베이스 러닝을 주문했다. 경기당 평균도루시도가 가장 많은 팀 중 하나가 SK였다. 반면, 이만수 감독대행 이후 SK의 도루 숫자는 리그에서 두 번째로 낮은 13개로 떨어졌다. 도루 성공과 도루 실패를 모두 합한 도루 시도 횟수를 보면, 이만수 감독대행 취임 이후 SK의 도루 시도 횟수가 크게 줄었음을 알 수 있다.
▲ 희생번트
김성근 - 93경기 희생번트 109개, 경기당 평균희생번트 1.17개
이만수 - 20경기 희생번트 13개, 경기당 평균희생번트 0.65개
일본식 야구에 기반을 둔 스몰볼을 추구하는 김성근 감독과 미국식 빅볼을 추구하는 이만수 감독의 성향 차이를 드러내는 기록이 홈런 말고 또 하나가 더 있다. 김성근 감독은 리그 내에서도 번트를 가장 자주 시도하는 감독이었지만, 이만수 감독대행은 메이저리그에서 코치 생활을 한 인물답게 경기당 희생번트 숫자가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8월 18일 이후 SK보다 번트를 적게 시도한 팀은 삼성이 유일하다.
▲ 경기당 출장 투수
김성근 - 93경기 377명, 경기당 출장 투수 4.05명
이만수 - 20경기 89명, 경기당 출장 투수 4.45명
메이저리그 야구는 선발을 길게 끌고 가는 것으로 유명하다. 반면, 김성근 감독의 투수 운용 스타일은 '퀵 후크'와 '투수 물량 투입'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이만수 감독대행은 홈런과 희생번트에서는 메이저리그 코치 출신다운 모습을 보였지만, 경기당 출장 투수만 보면 김성근 감독 시절의 SK보다 더 심한 '벌떼 야구'를 구사하고 있다. 글로버와 김광현이 이탈해 선발진이 어려운 상황이며 치열한 순위싸움이 진행 중이라는 점, 여기에 연장 접전이 많았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이만수 감독대행의 투수 운용 스타일은 조금 더 두고 볼 여지가 많지만, 아직까지는 김성근 감독과 큰 차이 없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 홈경기 관중
김성근 - 총 740,579명, 평균 16,457명
이만수 - 총 126,177명, 평균 9,705명
SK 프런트는 '스포테이먼트'를 표방하며 홈구장인 문학 야구장의 관중 유치에 다양한 이벤트를 도입하면서 관중들을 끌어 모으는 능력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SK의 진정한 스포테이먼트는 다양한 이벤트가 아닌 '팀 성적'이었다는 것이 김성근 감독 경질 드러나고 있다. 김성근 감독 체제 하에서는 경기당 16,457명이 찾았던 홈경기 관중이 이만수 감독대행으로 바뀐 이후 9,705명 수준으로 떨어졌다. 무려 41%나 하락한 것이다.
이만수 감독대행과 SK 프런트가 생각하는 '재미있는 야구'가 성공적으로 평가 받기 위해서는 홈 경기장의 관중 수가 1차적인 판단의 척도라 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의 추세를 보면, 김성근 감독 경질은 SK 프런트의 실수임이 입증되고 있는 셈이다.
물론, 팀을 잘 이끌어 나가고 있던 수장이 급작스레 교체됐으니, SK 프런트는 이를 일시적인 현상으로 치부할 수도 있을 것이다. 내년 개막전이 되면, 다시 많은 관중들이 야구장을 찾아줄 것이라 믿을 수도 있다. 그러나 김성근 감독의 야구가 보여줬듯, 가장 확실한 관중 증가책은 '지더라도 재미있는 야구'가 아닌 '이기는 야구'라는 것이 지난 세월 동안 증명됐다.
SK가 김성근 감독의 영향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성적 여하에 상관없이 관중수가 증가하는 결과를 보여줘야 한다. 그것이 숱한 비난을 무릅쓰고 팀을 최강으로 이끈 감독을 내친 구단의 결정을 납득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SK 프런트의 선택이 잘못된 것이었음이 드러나고 있다. 결국 한국의 야구팬들은 '승리'를 밧보기 위해서 야구장을 찾는 것이지, '지더라도 즐거운 경기'를 보기 위해서 야구장을 찾지 않는다는 것을 최근의 SK의 모습을 통해서 알 수 있다.
출처 : http://sports.media.daum.net/baseball/news/breaking/view.html?cateid=1028&newsid=20110913121104611&p=yagootimes
'긁어오기 > 그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종남 칼럼]김성근의 굿바이 OB (0) | 2011.10.07 |
---|---|
[마해영의 좋은시선]프로야구, 달인을 내치다 (0) | 2011.09.29 |
사람을 해합니다. 불행을 향합니다. (1) | 2011.09.07 |
"니들이 야구를 알아?" 김성근이 남긴 마지막 메시지 (2) | 2011.09.06 |
야신의 아들이 SK 팬들에게 띄우는 편지 (0) | 2011.09.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