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야신 김성근 고양원더스 감독은 사소한 경기조작 하나가 흐름에 큰 영향을 끼친다고 강조했다. 박진업기자


한국프로야구계가 경기조작 파문으로 시끄럽다. 선발투수가 첫 회 고의로 4구를 내주거나, 초구를 볼로 던지는 등의 경기조작을 했다는 소문이 나돌아 검찰도 사실관계 확인에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경기조작에 가담한 선수 본인은 고의 4구나 초구 볼이 경기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100개가 넘는 투구수 중 하나일 뿐이라는 생각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야신 김성근 감독(70.고양원더스)은 "프로선수라면 생각할 수도, 생각해서도 안되는 행동"이라며 강한 어조로 말했다. 김 감독은 "어떤 일이든 사소한 것부터 시작한다. 공 하나 허투루 던지면 10개, 100개는 못하겠는가. 경기조작에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못하면 승부조작까지 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의 야구론(論)을 보면, 사소한 것의 중요성을 더욱 느낄 수 있다. 김 감독은 "1회 첫 타자를 상대로 어떤 공을 던지느냐에 따라 9회까지 볼배합이 결정된다. 초구가 몸쪽인지 바깥쪽인지, 직구인지 변화구인지를 보면 그날 경기 흐름을 가늠할 수 있다. 그 공 하나가 5~6회, 또는 경기 후반에 끼치는 영향은 어마어마하다"고 밝혔다.

볼카운트 조작도 마찬가지. 초구에 볼을 던진 투수는 스트라이크를 던진 투수보다 심리적 압박을 더 받는다. 원스트라이크 노볼이면 볼 1개 여유가 있지만, 1볼에서 볼을 던지면 투수에게 절대 불리하기 때문이다. 고의로 4구를 내 주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주자가 누상에 있기 때문에 이후 심리적으로 투구밸런스가 무너질 우려가 있다. 김 감독은 "투수라는 직업은 매우 예민하다. 주자를 출루시키면 실점할 확률이 그만큼 높아지지 않는가. 그 주자 때문에 수비 포메이션이 다 바뀌어야 한다. 동료들에게도 피해를 주는 행동이다. 투수 입장에서도 일부러 4구를 내주면 공 4개를 더 던지는 꼴이다. 결코 가벼이 넘길 수 없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현대 야구는 6회까지 5~6점 앞서고 있어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흐름을 타기 시작하면 무섭게 달려드는 게 요즘 프로야구다. 경기가 끝나는 순간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 게 프로선수가 가져야 할 첫 번째 마음가짐이다. 제 멋대로 승패를 판단해버리고,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그 경기를 보러 온 관중들은 뭐가 되나. 그 한 타석 한 이닝이 벤치에서 지켜보고 있는 백업들에게는 절실한 자리다. 누군가에게는 그라운드에 서보고 싶은 게 평생의 꿈이기도 하다. 경기조작에 가담하거나, 논의한다는 것 자체가 동료와 팬들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일갈했다.

장강훈기자

출처 : http://sports.news.nate.com/view/20120216n10436?mid=s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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