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훈 선수는 기아 소속이던 2009년 5월 같은팀 전병두 선수와 함께 SK의 채종범, 이성우, 김형철의 2:3 트레이드로 오게 되었지만 당시에는 대부분 전병두라는 미완의 대기에 주목을 했지 김연훈이라는 이름에 주목한 이는 많지 않았다. 물론 나중에 기아팬들의 이야기를 통해 기아시절부터 수비에서는 수준급 실력을 보인 기대주로 평가를 받았다는 말을 들었지만 말이다.

내가 그를 처음 알게된건 그가 2009년도 시즌 첫 선발 유격수로 출전했던 경기의 중계방송을 보고 나서였다. 당시 SK와이번스의 주전 유격수는 나주환 선수였기에 라인업에 올라온 김연훈이란 낯선 이름은 나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그때가 6월초, 아마도 롯데전으로 기억하는데 시즌 첫출전에서 안타성 타구를 
환상적인 다이빙 캐치로 잡아내는걸 보고 나도 모르게 감탄사를 내질렀고 그 순간부터 김연훈이란 선수에게 완전히 반해버렸다. 첫출장이라 긴장도 되고 주눅들었을텐데 그런 환상적인 수비를 해주는 것이 보통 '물건'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전까지 연예인이건 누구건 간에 어떤이의 팬클럽이란 것을 가입한적도, 활동한적도 없었지만 김연훈 선수의 팬카페를 만들었다는 와이번스 홈페이지 게시판 글을 보자마자 가입을 했다. 나이먹고 주책맞게 팬클럽 가입이냐는 마눌님의 지청구에도 아랑곳하지 않았으나 카페회원 대부분이 20대 초중반의 여성분들이라 30대 중반의 아저씨 회원은 자연스럽게 유령회원이 되었다. ㅎㅎ

아무튼 그날 이후 김연훈이라는 선수를 유심히 지켜보았다. 내야 어느 포지션을 가리지 않는 수준급 수비력에다가 비록 규정타석에는 미달되었지만 타격에서도 3할이상 쳤으니 2009년도 SK 와이번스의 가장 큰 수확은 김연훈 선수의 재발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대수비와 땜빵식 출전에서 시작해서 주전급 이상의 활약을 해주니 기존의 내야 주전 멤버인 나주환, 최정, 정근우 세명을 동시에 긴장시키게 만드는 새로운 경쟁구도를 형성하는 것과 함께 주전 선수중 누구 하나가 부상을 당하더라도 확실한 백업요원의 존재로 기용의 폭이 넓어지는 효과가 생긴 것이다.

한가지 걸리는 것이 있다면 적지 않은 나이에 군대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
는 점이다. 내심 2009 시즌 이상의 활약과 함께 2010년 포텐이 폭발해서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로 발탁되는 것을 기대했지만 출장경기만 늘었지 타율이 2할대 초반으로 떨어져서 경기후반 대수비로 출장하는 것 이외에는 본인의 입지가 많이 좁아졌다. 올해로 우리나이 스물여덟이니 아무래도 올시즌 후 군입대가 예상된다. 

언젠가 신문기사를 보니 홀어머니 모시고 어려운 가정형편에 프로에 지명도 받지 못하고 야구를 그만둘뻔한 안타까운 사연이 있던데 언제나 웃는 모습 뒤에 그런 가슴아픈 사연이 있다는 것이 안타까웠다. 모쪼록 앞으로 많은 성장을 해서 백업요원이 아닌 주전으로 당당히 그라운드를 누비는 그날을 기대해본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001&oid=022&aid=0002079852

Posted by 개살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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