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경기장에서 8회초 원정팀의 공격이 끝나고나면 어김없이 흘러나오는 노래가 있다. 바로 김트리오의 <연안부두>가 그것이다. 그리 적지도 그렇다고 그리 많지도 않은 서른 중반의 나이를 먹은 나지만 연안부두는 우리 세대 이전의 노래라 인천의 야구팬 이외에는, 혹은 나이 지긋한 분들이 아니고서는 가수나 노래나 생경하기 그지없다.

하지만 단순히 인천과 관계된 유일한 가요라는 이유만으로 삼미 슈퍼스타즈로부터 SK 와이번스까지 프로야구 30여년간 가장 많은 구단이 바뀐 아픔을 지닌 인천야구의 역사에 유일하게 바뀌지 않고 명맥을 유지해온 하나의 상징적 노래가 되었다.

연안부두가 흘러나오면 전광판 화면에 '연안부두 아저씨'로 불리는 이가 응원 현수막으로 만든 복장에 배모자를 쓰고 항상 등장하고 모든 관중들은 3루쪽 띠전광판에 흐르는 가사를 따라 한목소리로 합창을 한다.


<이미지 출처 : http://blog.naver.com/sups88/130048937584>


사실 연안부두 아저씨를 처음 봤을땐 그저 특이한 사람이구나 생각했는데 계속 지켜보니 거의 모든 지방 원정응원을 숙박까지 해가면서 주도하는 것을 보며 구단에서 고용한 사람은 분명 아닐텐데 도대체 직업이 뭐길래 저렇게까지 올인할까 하는 궁금증을 갖게 만드는 분이었다.

여기저기 검색하다보니 연안부두 아저씨도 생업이 있고 나름의 사연이 있는 분이라는걸 알게 되었지만 아무튼 누가 시키지도 않는 것을 자발적으로 자기돈 내가며 한다는 자체가 정말 보통의 열정이 아니고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일인 것만은 분명하다.

http://shindonga.donga.com/docs/magazine/weekly/2009/10/16/200910160500026/200910160500026_1.html

http://news.nate.com/view/20110609n20636

연안부두라는 노래는 박재상 선수의 응원가
원곡인 뉴질랜드 민요 <연가>와 마찬가지로 가사도 그렇고 멜로디도 그렇고 참 구슬픈 노래이다. 하지만 다같이 하나되어 합창하는 응원가로서의 그것은 한편으로 슬프면서 한편으로 흥이 나는 노래이다. 마치 김영랑 시인의 시 <모란이 피기까지는>의 한 구절인 '찬란한 슬픔의 봄'과 같은 역설처럼 과거의 '한(恨)'이 서린, 하지만 그 아픔을 딧고 '왕조'를 구축한 현재 인천야구의 모습처럼 말이다.



연안부두 - 조운파 곡, 김트리오 노래

어쩌다 한번 오는 저 배는 무슨 사연 싣고 오길래
오는 사람 가는 사람 마음마다 설레게 하나
부두의 꿈을 두고 떠나는 배야
갈매기 우는 마음 너는 알겠지
말해다오 말해다오 연안부두 떠나는 배야

바람이 불면 파도가 울고 배 떠나면 나도 운단다

안개 속에 가물가물 정든 사람 손을 흔드네
저무는 연안부두 외로운 불빛
홀로선 이 마음을 달래주는데
말해다오 말해다오 연안부두 떠나는 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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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개살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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