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말께. 필리핀에서 개인훈련을 하던 최향남(43)의 휴대폰에 문자 메시지가 하나 찍혔다.

 

‘인생은 순간의 연이은 도전이다. 최향남답게.’

 

발신인은 김성근 감독. 최향남은 가슴 속으로 뭔가 찌릿하며 파고드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곧바로 독립구단 고양 원더스에서 다시 시작하기로 결심했다.

 

최향남은 지난해 12월 중순 고양 원더스가 전지훈련을 하던 제주도를 찾아 김 감독에게 인사를 한 터였다. 당시만 해도 “원더스에는 네가 뛸 공간이 있다”고 한 김 감독의 말에 답하지 못했지만, 필리핀 전훈기간 중 받은 ‘문자 메시지’ 하나로 기나긴 고민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었다.

 

최향남은 10일 일본 고지로 훈련을 떠나는 원더스에 합류해 또 한번의 도전을 시작한다. KIA를 떠나 메이저리그에 재도전해 실패했지만 발걸음을 멈추는 대신 새출발하기로 결정했다.

 

최향남은 6일 오전 김 감독과 원더스 관계자를 만나 입단에 합의했다.

 

최향남은 김 감독의 인생여정을 봤다. “김성근 감독님은 20년 전과 똑같으시다. 연세가 드셨지만 나이 따위는 전혀 개의치 않고 생각하고 계신 것을 추구하신다”며 “순간, 내 스스로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난 마흔을 넘었을 뿐이다. 나이를 잊고 다시 한번 해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최향남은 신인이던 1990년 해태 2군에서 뛰던 시절과 2002년 LG 시절 김 감독과 함께 했다. “야구뿐 아니라 그분의 ‘인생관’을 배우고 싶다. 열심히 한번 다시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최향남은 경기력에서도 여전히 자신감을 보였다. 지난해 시즌 종료 이후에도 꾸준히 공을 던졌을 뿐 아니라 12월 중순 이후에는 필리핀에서 2주간 개인훈련을 하는 등 꾸준히 몸을 만들어왔다. 그는 “올해는 더 많은 것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안승호 기자

 

 

출처 : http://sports.news.naver.com/sports/index.nhn?category=baseball&ctg=news&mod=read&office_id=144&article_id=0000228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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