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원더스의 김성근 감독의 별명은 ‘야신’이다. 현재 프로 구단 감독은 아니지만 한국 프로야구의 사안사안 마다 그가 목소리를 내면 그의 말에 동의하든 동의하지 않든 사람들은 귀를 기울인다.
이번에 한화 이글스 행이 해프닝으로 끝나긴 했지만 그가 언젠가는 다시 프로 구단의 감독이 될 것을 예상하고 기대하는 이들도 많다. 하지만 그를 프로 구단에서 보기 위해서는 앞으로 적어도 2년은 더 기다려야 한다.
그는 요즘 대학이나 일반회사 등과 같은 다양한 곳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그의 강연 내용을 들어보면 요지는 이렇다.
‘승부라는 것은 결국 이기는 것이 목적이고, 끈질기게, 지구력 있게, 될 때까지 결과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목표로 한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 때 핑계 대지 말고, 그만하면 충분히 노력했다고 위안하지 말고, 결과를 낼 수 있을 때까지 노력을 지속하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또 ‘승부를 할 때 우리 팀을 보면 지긋지긋하고 몸서리가 처질 정도로, 감히 우리 팀을 상대로는 이길 생각을 할 수 없는 수준으로 상대를 이기고 눌러야 한다’고 말한다. ‘그런 팀이 되기 위해서 준비하고 또 준비해야 하는데 이러한 준비는 인생을 걸고 하는 준비처럼 결단력이고 절실하게 해야 한다’고 그는 강조한다.
승부의 세계를 이기거나 지는 두 가지 결과만 존재하는 곳으로 정의하고, 마치 죽이지 않으면 죽임을 당하는 전쟁터에 있는 심정으로 경기를 준비하고 치르는 식의 그가 하는 야구를 지켜보는 것이 버거운 팬들도 많다. 선수들이 자기 몫을 다하며 최선을 다하는 경기가 좋은 결과로 이어지면 좋겠지만 전쟁 같은 경기보다는 즐거운 경기를 보고 싶기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응원하는 팀이 계속해서 지는 경기를 즐겁게 보기란 어려운 일이다. 결국 응원하는 팀이 이기는 경기가 즐거운 경기가 되기 쉽다. 그러기에 이겨야 하고 이기기 위해서는 그만큼 치열하게 준비하고 집중해야 한다. 그러고 보면 그의 야구는 결국 승리라는 결과를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과정을 강조하는 야구로 보는 것이 더 맞다.
케네디 스코어의 경기가 하나도 재미없으며, 7-0, 8-0으로 이기는 경기가 재미있는 경기라고 말하는 그의 경기에 대한, 그리고 자신의 삶에 대한 가치관은 매우 확고하다. 그는 70년을 그렇게 살아왔다.
1982년 OB 베어스에서 프로야구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이래 한국시리즈 우승과는 오래도록 인연이 없었지만, 그는 2007년에 드디어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리고 말았다. 1군 감독에서 물러나게 되더라도 투수 인스트럭터, 2군 감독을 마다하지 않고 프로야구판에 지속적으로 몸담으며 결국 우승할 때까지 그는 남아 있었고, 자신의 견해가 맞다는 것을 끝내 증명하였다. 25년을 지구력 있게 노력한 끝에 얻은 결과이기에 그 동안 들인 노력의 양만큼 그는 자신의 이론을 더 확고하게 믿을 수밖에 없다.
하나의 결과를 얻기까지 무수한 실패를 거듭하지만, 좌절하지 않고, 다시 준비하고, 꾸준하게 25년을 노력한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그 25년이 꽃밭 같은 길만은 결코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그는 그를 믿어주고 그가 중요시하는 가치를 적극적으로 지원해주는 구단주를 30년의 우여곡절 끝에 만나기까지 했으니, 그는 지속적인 노력의 중요성을 더욱 믿을 수밖에 없다.
자신이 증명하고 싶은 결과를 25년, 30년 아니 그보다 더 오랜 시간 동안 끈질기게 노력해야만 얻을 수 있다면 지금 도전하겠는가라고 묻는다면 ‘도전하겠다’라고 자신 있게 말 할 수 있는 사람이 그리 많지는 않을 것이다.
그는 자신이 믿어온 것들의 결과를 보기 위해 지금도 도전하고 노력하고 있다. 그런 모습에서 우리가 배울 수 있는 것이 너무나 많기에 우리는 야신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그의 행보에 시선이 쏠리는 것이다.
/고려대 학생상담센터 상담교수
출처 : http://sports.news.nate.com/view/20120831n11561?mid=s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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