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10-31 15:39:50
▲ SK선수들과 우승의 기쁨을 나누는 김성근 감독(중앙) [제공=SK와이번스]
[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장인(匠人)[명사] 예술가의 창작활동이 심혈을 기울여 물건을 만드는것과 같다는 뜻으로, 예술가를 두루이르는말.
리더십 [leadership][명사] 무리를 다스리거나 이끌어 가는 지도자로서의 능력.
네이버 국어사전을 통해 장인과 리더십을 찾아보면 위와 같은 설명이 나온다. 언뜻 두 단어 사이엔 연관성이 많아 보이지 않는다.
‘장인’은 외골수가 먼저 떠오른다. 도자기 굽는 장인이 멀쩡해 보이는 자기를 깨부수며 괴로워하는 드라마 속 장면은 우리에게 각인된 ‘장인’의 이미지다. 광기어린 고집과 흔들리지 않는 신념은 곧 사람과의 불화를 의미한다. 사람과의 관계가 중요한 리더와는 어울리지 않는 듯 느껴진다.
그러나 김성근 SK 감독은 두 단어 모두에 욕심이 많다. 그가 가장 듣고 싶어하는 평가는 ‘장인’이며 가장 많이 하는 말은 ‘오야’(두목,우두머리라는 뜻의 일본말)다.
야구는 사람을 소재로 한 예술이기 때문이다. 야구 기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담금질’이나 ‘조련’이라는 단어는 본래 돌이나 쇠붙이,동물 등에 쓰는 말이다. 하지만 야구에선 모두 사람을 향해야 한다.
김성근 감독은 ‘선수들의 마음을 얻지 못하면 이길 수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잘 알고 있는 지도자다. 우리 나이로 서른도 되기 전 처음 감독(마산상고.1969년)을 맡아 40년 가까이 지휘봉을 잡아 온 경험에서 나온 교훈이다.
물론 그는 선수들과도 쉽게 타협하지 않는다. 혹독한 훈련과 냉철한 운영으로 강하게 선수들을 다그친다. 찔러도 피 한방울 나오지 않을 듯한 그의 야구는 마음을 움직이는 힘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그러나 한 걸음 그에게 더 다가서 보면 다른 세계를 느낄 수 있다. 그는 누구보다 많은 선수들의 존경과 사랑을 받고 있다. 사비를 털어 거창한 회갑연을 열어 준 것도 그의 제자들이었다. 박찬호 이승엽 등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들도 그에게서 기술적인 도움과 함께 인간적인 조언을 받고 있다.
주위에선 김 감독과 ‘혹사’를 동일 선상에 놓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지만 정작 선수들 입에선 그런 단어를 듣기 매우 힘들다.
그의 리더십은 물을 건너서도 힘을 발휘했다. 2년간 일본 지바 롯데 코치를 지내며 생긴 제자들도 여전히 그를 굳게 믿고 따른다. 오마쓰,다케하라 등 유망주들은 여전히 어려운 일이 생길때마다 그에게 전화를 걸어 온다.
2007 한국시리즈가 열리기 전 SK 김재현은 이런 말을 했다. “(우리팀이 어려움에 처하면)그때가 되면 감독님이 길을 찾아주실 것이다.”
시즌 내내 제 자리를 잡지 못하고 벤치 신세로 밀려났던 그다. 하늘같이 높은 자존심에 큰 상처를 받은 상태였다. 그러나 김 감독에 대한 신뢰까지 허물어진 것은 아니었다. 둘은 한국시리즈가 끝난 뒤 “언제나 끝이라고 생각했던 곳에서 살아 돌아와 준 재현이에게 고맙다”,“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믿어주신 감독님께 감사한다”는 말로 서로의 등을 두드려줬다.
먼 길을 돌아오기는 했지만 그에게 첫 한국시리즈 우승컵이 주어진 배경에도 역시 선수들의 감독에 대한 믿음과 사랑이 있었던 것이다.
김성근 감독의 무엇이 이처럼 선수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만들고 있는 것일까. 그가 걸어온 길과 리더십 철학을 통해 그 해답을 찾아보자.
출처 : http://spn.edaily.co.kr/sports/newsRead.asp?sub_cd=EB21&newsid=01167686583298496&DirCode=002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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