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계에는 핏줄로 이어진 야구인들이 몇명 있다. SK 와이번스의 김성근 감독과 김정준 코치가 부자간으로 같은 팀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다는 사실은 워낙 유명한 이야기이고 LG 트윈스의 박종훈 감독과 SK 와이번스의 박윤 선수 또한 부자간이나 박윤 선수가 아직 2군에 있는 관계로 같은 그라운드에서 만나지 못하고 있다.
SK 와이번스의 외야수 조동화 선수와 삼성 라이온즈의 내야수 조동찬 선수는 형제관계로 지난해 한국시리즈 맞대결에서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하기도 했고 여전히 각자의 소속팀에서 맞대결을 펼칠때마다 팀의 승리를 위해 양보할수 없는 대결을 벌이고 있다.
- 출처 : 조동화 선수 미니홈피 -
같은 핏줄이어서 그런지 두선수 형은 외야에, 동생은 내야에서 특정 포지션을 가리지 않고 멀티플레이어로 활약하는 모습도 그렇고 주력이 빨라 작전수행 능력이 뛰어난 것도 비슷하다. 처음 조동화, 동찬 선수가 형제지간임을 알았을때 외모로 보나 체구로 보나 야구 실력으로 보나 당연히(?) 조동찬 선수가 형일줄 알았다. 그런데 그 반대일 줄이야.
조동화 선수를 보면 '무녀리'라는 순우리말이 떠오른다. 무녀리란 한 어미의 태에서 나온 새끼들 중 가장 먼저 문(자궁)을 열고 나온 '문열이'에서 파생된 첫째라는 뜻이지만 한편으로는 자궁문을 열고 나오면서 많은 힘을 소진한 탓으로 그 새끼들 중 체구가 작고 나약한 것을 비유적으로 뜻하기 때문이다.
형 조동화 선수는 동생 조동찬 선수에 비해 키도 작고 몸도 왜소하고 솔직히 네임밸류나 실력이 떨어지는게 사실이다. 하지만 동생을 생각하는 마음만 따지자면 '형만한 아우없다'는 옛말이 허언이 아님을 보여준다. 지난해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 선발과 관련해 아직 군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동생을 대신해 본인이 군대를 가고 싶다고 했던 것이나 동생이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면제를 받았을때 누구보다 기뻐했던 일들을 생각하면 말이다.
http://sports.news.nate.com/view/20101014n03526
작년 한국시리즈에서 문학구장을 찾은 두 선수 부모님의 모습이 카메라에 잡힌 것을 봤었는데 어느 하나만을 응원할수도 없는 묘한 상황이 연출되어 마치 비오는 날에는 짚신을 파는 큰아들을 걱정하고 맑은 날에는 우산을 파는 작은아들을 걱정하는, 짚신장사와 우산장사 아들을 둔 어머니의 마음이 느껴져 마음 한구석이 짠해졌다.
부디 두 선수 모두 앞으로도 많은 활약을 보여주었으면 좋겠고 아울러 기회가 된다면 부모님의 걱정을 덜 수 있도록 한팀에서 나란히 내외야의 주전으로 뛰면 어떨까 하는 바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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