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스포츠 하남직]
"고양 원더스 선수가 해외로 가야지."
김성근(70) 고양 원더스 감독이 또 놀라운 목표를 세웠다. 한국 최초의 독립야구단 고양에서 '해외 진출 선수'를 만들겠다는 포부다. 김 감독은 29일 고양과 2년 재계약을 한 뒤 "창단 첫해 프로와 경쟁할 만한 힘을 키우는 것을 목표로 했다. 2년 재계약을 했다. 이 시간 동안 해외 스카우트들이 고양 선수들에게 관심을 보이도록 하겠다. 원더스 선수가 해외에 진출하는 것을 새로운 목표로 삼고 있다"고 했다.
김 감독은 늘 '상상 이상'을 목표로 삼았고, 이를 뛰어넘었다. 고양의 '현재'에 놀라고 있는 이들에게 김 감독은 '더 큰 미래'를 그려보였다. 프로에서 방출되거나 지명받지 못한 선수들로 구성된 고양은 30일 현재 퓨처스(2군)리그 번외경기서 19승6무19패, 승률 5할을 기록 중이다. 4명의 선수가 프로 입단을 확정했다. 김 감독이 '승률 4할 이상, 5명 프로 입단'을 목표로 세웠을 때 상당수가 반신반의했다. 김 감독은 선수들에게 "한계를 설정하지 말라"고 했다. 그가 "나도 깜짝깜짝 놀랄 때가 있다"고 고백할 만큼 선수들이 달라졌고, 기적같은 일이 이어졌다.
야신 영입, 기적 잉태
출발부터 놀라웠다. 허민 고양 구단주는 지난해 9월 한국야구위원회(KBO)와 창단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김성근 감독 같은 분을 감독으로 모시고 싶다"고 말했다. 대부분이 성공한 사업가의 '호기'로만 생각했다. 허 구단주는 두 가지 사건을 소개하며 자신의 '의지력'을 설명했다. 그는 18번의 게임 사업 실패로 30억원의 빚을 지고도 재기에 성공했다. 2008년 미국 유학 중에 "너클볼을 배우고 싶다"며 필 니크로에게 구애를 펼쳤고, 마침내 꿈을 이뤘다. 야구단 창단도 '끈기'로 시작했다.
허 구단주는 지난해 8월18일 SK에서 경질된 김 감독을 끈질긴 구애 끝에 초대 사령탑으로 추대했다. 김 감독은 "구단주가 정말 재미있는 사람이다. 기대가 된다"고 했다. 허 구단주는 김 감독에게 선수단 운영의 전권을 위임했다.
땀이 일궈낸 작은 기적들
2011년 12월13일. 이날은 김 감독의 생일이었다. 그의 가족들은 제주도 여행을 준비했다. 예매까지 마친 상황. 그런데 김 감독은 출발 전날(12월12일) 부인 오효순씨에게 "아무래도 안 되겠다. 내일 당장 전주로 내려가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그렇게 하세요." 오 여사는 놀라지 않았다. 김 감독의 삶의 방식에 가장 익숙한 사람이, 바로 오씨였다.
고양의 공식 첫 훈련은 12월14일이었다. 김 감독은 하루 먼저 내려가 훈련지인 전주 야구장을 둘러봤다. 다시 승부의 세계에 들어선 그는 쉴 틈이 없었다. 피칭 머신이 돌아가고, 펑고 배트가 부러졌다. 선수들은 손이 부르트고 있었다. 제9구단 NC의 창단으로 '더 낮은 수준'의 선수들이 고양에 입단했다. 김 감독은 한계를 설정하지 않았다. 부족한 실력을, 훈련으로 키우려 했다. 김 감독은 왼 어깨 인대가 손상된 상황에서도 펑고 배트를 잡았다. 선수들도 쉴 틈이 없었다.
기적의 프로행
패배감에 젖어있던 선수들이 의지를 키웠다. 프로팀을 상대로 승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왼손 투수 이희성이 LG에 입단했다. 이희성은 넥센에 입단했던 투수다. 프로 경험이 전무한 내야수 김영관, 외야수 강하승이 각각 LG와 KIA 유니폼을 입었다. 외야수 안태영은 넥센에 입단했다. 안태영은 고양의 성공을 상징하는 선수다. 그는 투수로 2004년 삼성에 입단했다. 2005년 시즌 뒤 어깨 부상으로 방출됐다. 이후 안태영은 헬스 트레이너와 사회인 야구 심판 등으로 일했다. 올해 1월 그는 고양에 입단했고 외야수로 전향했다. 7개월 만에 넥센이 '외야수 안태영'을 영입했다. 그의 손에는 배트를 너무 꽉 쥐어 생긴 상처가 여럿 있다. 고양의 기치대로 열정이 기회를 낳았다. 김 감독은 "성공 사례가 있으니, 선수들이 더 의욕을 갖더라. 할 수 있다는 신념이 퍼졌다. 이때가 또 위기다. 나는 선수들에게 더 큰 목표를 이야기한다. 그래야 머무르지 않는다"고 했다.
출처 : http://sports.news.nate.com/view/20120830n09853?mid=s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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