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구결번 : 등번호를 사용하는 단체 경기에서 특별히 기릴만한 업적이나 공로, 의미가 있거나 추모의 대상인 경우 그 번호를 이후 다른 선수가 그 등번호를 다시 사용하지 않도록 하는 것.
- 2006. 10. 15일 SK 와이번스 제3대 김성근 감독 취임식(출처 : 오마이뉴스) -
결국 김성근 감독과 SK 와이번스 구단은 돌아올 수 없는 루비콘 강을 건너고야 말았다. 몇년전부터 팬들은 언론보도 등을 통해 이상징후를 느껴왔지만 이렇게 갑작스럽게 사태가 악화될 줄은 당사자 뿐 아니라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지난 4년간 1-1-2-1이라는 성적이 일말의 불안감을 잠시나마 누를 수는 있어도 완전히 지울 수는 없었던 모양이다.
한해 700명이 넘게 배출되는 고교 또는 대학졸업자들 가운데 겨우 10% 남짓만이 프로구단의 지명을 받기 때문에 선택받는 것 자체가 영광인 우리나라 프로야구 시장에서 지명된 혹은 신고선수로 입단하여 다시 내부경쟁을 통해 1군 엔트리에 들어가고 또 그중에서 주전멤버로 경기에 출장한다는 것은 소위말하는 'A급' 기량을 갖춘 선수라는 반증이라 하겠다.
영광스러운 1군 무대에 오르는 것 자체가 하늘의 별따기라고 하는데 걸러지고 걸러진 1군에서 십수년간 꾸준함을 넘어 한획을 긋는 족적을 남긴자에게만 부여한다는 영구결번이란 구단이, 그리고 팬들이 마지막으로 선사해줄 수 있는 최고의 영예와 찬사가 아닐까 싶다.
- 1986년 OB 베어스의 포수 故 김영신(등번호 54번) 선수의 영구결번에 대한 내용이 누락됨 -
메이저리그나 일본 프로야구에 비해 그 역사가 일천한 한국 프로야구사에서 지난 30여년간 1986년 OB 베어스의 54번 김영신 선수를 시작으로 지난해 은퇴한 양준혁 선수까지 고작 열명 남짓의 영구결번이 부여되었고 그나마 은퇴선수 위주였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의 경우 1978년부터 4년, 1990년부터 21년 동안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평가받는 '전설적인 명장' 바비 콕스 감독(등번호 6번)과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초로 양대리그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며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에서만 17년간 1331승을 달성했고 통산 2194승으로 감독 최다승 역대 6위를 기록하고 있는 고(故) 스파키 앤더슨 감독(등번호 11번) 등 무려 15명의 감독이 영구결번 되었다.
- 메이저리그 역대 감독 영구결번 현황(자료출처 : 위키피디아) -
우리나라 프로야구에서 김성근 감독은 경질 이전까지 총 2,327경기에 출장해 1,234승 1,036패 57무 승률 0.543와 20시즌 째 프로야구 감독을 한 최고령 감독의 기록을 가지고 있고 역대 두번째 출장기록에 최다승 기록보유자이나 이미 은퇴한 김응룡 전 감독과 달리 지금은 잠시 멈추었지만 앞으로 계속 진행될 가능성이 충분한 '살아있는 진행형의 역사'이다
게다가 지난 5시즌 동안 SK 와이번스에서만 총 611경기에 출장해 372승 226패 13무 승률 0.622 이었으며 다 알다시피 1-1-2-1이라는 경이적인 성적을 거두어 약체로 평가받던 신생팀 SK 와이번스를 일약 강팀으로 변모시켜 2000년대 후반 강력한 왕조를 건설하였고 지난해 100만에 육박하는 관중을 동원, 부임이후 무려 3배의 증가율을 보인 유일한 팀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 문학경기장 1루측(홈팀) 스카이박스 난간에 새겨진 대기록들 -
문학야구장을 가봤거나 TV 중계를 유심히 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1루측 홈팀 응원석의 스카이박스 난간에 1014라는 숫자가 새겨져있고 그 옆으로 박재홍 선수의 홈런-도루 기록, 그리고 박경완 선수의 홈런기록이 가변 현황판 형태로 나란히 붙어있다.
1014라는 숫자는 SK 와이번스 선수로 은퇴한 최태원 현 기아 타이거즈 코치의 연속경기 출장 기록이고, 박재홍 선수는 프로야구 최초로 300-300이라는 전인미답의 기록에 유일하게 근접한, 그리고 박경완 선수는 포수 최초로 300홈런의 대기록을 세운 진행형의 기록이기에 이를 기리고자 함이겠다.
그러나 최태원 코치, 박재홍, 박경완 선수의 기록 모두 대기록임에 분명하나 SK 와이번스에서 뛰며 기록한 것보다 타팀에서 뛰며 기록한 부분이 더 많기 때문에 사실 역사가 일천한 SK 와이번스라는 팀에서, 전신은 아니나 관련이 많은 쌍방울 레이더스의, 그리고 인천야구(현대 유니콘스)의 역사까지 모두 끌어안고 가기 위한 구단의 노력과 배려라고도 해석할 수 있다.
이렇게 인천야구의 적자(嫡子)를 자처하는 SK 와이번스에서 과거 태평양 돌핀스에서 2년여간 감독을 하며 인천연고팀 사상 최초로 플레이오프에 진출시키고 2007년부터 두번째로 인천야구와 인연을 맺고 1-1-2-1의 대기록을 달성하였으며 김응룡 전감독의 역대 1위 출장기록(2,679 경기)과 최다승(1,476승) 기록을 경신할 가능성이 있는 유일한 감독인 김성근 감독의 현재 진행형의 역사를 스카이박스 난간에라도 기록해야 할 것이며 아울러 SK 와이번스, 아니 인천야구 최초로, 그리고 감독 최초로 영구결번(등번호 38번) 시키는 것이 마지막으로 김성근 감독과 팬에 대한 예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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