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계속되는 패배에 끈끈하던 팀컬러는 온데간데 없고 예전의 그 SK가 아니다. 여기저기에서 위기라는 말이 흘러나오고 이제 SK도 내려갈 때가 된 것이라 말한다. 지고 있어도 뭔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으려는, 그리고 왠지 질것같지 않던 분위기는 이기고 있어도 왠지 불안하고 마음졸이게 만드는 팀으로 바뀌었다.
답답한 플레이와 적시타가 터져나오지 못해 잔루로 마감하는 이닝이 늘어나고 수비하나 만큼은 내로라 하던 포스는 간데없고 결정적 실수로 무너지는 경우가 비일비재 하여 TV로 중계를 보다가 나부터 '오늘은 틀렸다'는 생각에 포기하고 채널을 돌리는 일이 잦아졌다.
김성근 감독의 문제점을 이야기하는 타팀팬이 아닌 홈팬들도 생겨나기 시작했다. 모든것을 승리로, 우승으로 말해야 하는 프로스포츠의 세계에서 지난 4년간 1-1-2-1이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웠을땐 야구의 신으로 추앙하던 이들까지도 슬슬 돌아설 준비를 하고 있는것 같다.
3위라는 성적이 '위기'와 '몰락'이라는 단어를 써야할 만큼의 성적인지 되묻고 싶다. 이정도 선수 자원으로 이정도 프런트 지원을 가지고 이정도 시즌 성적을 내는 것이 잘한 것인지 못한 것인지 개인차에 따라 다르겠지만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는 고사가 자꾸 떠올라 올시즌 후 와이번스의 미래와 김성근 감독의 거취가 더욱 걱정되는 것은 나뿐만이 아닐게다.
하지만 김성근 감독이 누구인가. 현역 최고령, 최다승의 백전노장임에도 그어떤 감독보다도 열정적이고 적극적으로 선수들을 조련하고 야구를 사랑하는 분이며 비록 안티팬들의 비난이 있을지언정 8개구단 통털어 가장 열렬한 홈팬의 지지와 성원을 받는 감독이 아니던가.
어느 홈구장의 관중석에서 감독의 이름이 박힌 레플이 주전 선수의 이름이 박힌 레플만큼이나 자주 볼 수 있으며 그 어떤 수퍼스타 레전드 선수의 등장보다 더 큰 환호와 박수 갈채를 받는 감독이 있던가.
남들이 전력의 빈틈이 없다고 할때 팀의 미래를 걱정하며 위기라고 소리쳐도 메아리가 없고 엄살을 떤다고 비아냥대던 사람들이 이젠 그럴줄 알았다며 팀을 흔들고 위기를 부추긴다.
하지만 이럴때일수록 홈팬들부터 나서서 더욱 성원을 해주고 팀이 정상궤도에 진입할 때까지 좀더 차분한 마음으로 기다리고 지켜보는 성숙한 마음이 필요할 때가 아닌가 싶다. 김성근 감독의 과거가, 그가 맡았던 팀들이, 그가 가르쳤던 제자들이 그걸 증명해주지 않았는가 말이다.
- 이미지 출처 : 디시인사이드 SK 와이번스 갤러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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