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ANC▶ 감독님, 안녕하세요?

◀ 김성근 감독/고양원더스 ▶ 안녕하세요.

◀ANC▶ 고양원더스 사령탑으로 정식 취임하셨는데요. 소감 한마디.

◀ 김성근 감독/고양원더스 ▶ 실제 유니폼을 입기 전까지는 막막한 상태였어요. 솔직하게 말씀드려서... 입으니까 이제 감독이구나 싶네요. 할 일들이 산더미같이 밀려오는 압박감이 굉장히 오기 시작합니다. 이번에도 돌아다녀 보니까, 서너 군데를 보니까 지도자의 중요성이라는 걸 새삼스럽게 느꼈고 또 야구를 하겠다는 후배들한테 하나라도 도움이 되는 게 없을까하는 생각을 갖고 있었어요. 똑같은 선수라도 지도자 하나에 따라서 살릴 수도 있고 죽어갈 수도 있고. 그리고 내가 얼만큼 할지는 모르겠지만 그만한 힘이 돼줘야겠다. 대신 시작할 때부터 생각하고 있는 각오했던 것보다는 3, 4배는 어렵다고 봐야죠. 육체적이나 소위 말해 정신적인 거나. 모든 것에 고통이 오지 않겠나 싶습니다. 이건 뭐냐하면 쉽게 이야기하면 고등학교 감독으로 돌아온 그런 느낌이에요, 마치.

◀ANC▶ 독립야구단이라는 것이 기존의 프로야구단과는 좀 다르지 않습니까?의미가 좀 있는 것 같아요.

◀ 김성근 감독/고양원더스 ▶ 구단주께서 처음에 만났을 때 그 말씀을 하셨어요. 소위 말해서 한번 좌절한 사람한테 또 기회를 주고 싶다. 그건 사회에 대한 환원이다, 자기로서는 사업을 해서... 이런 계기로 야구를 찾고 싶다. 감동적인 이야기였죠, 저로서는.

◀ANC▶ 고양원더스라는 팀을 어느 정도의 목표로 상정하고 있는 게 있습니까?

◀ 김성근 감독/고양원더스 ▶ 제일 중요한 것은 이 팀은 소위 말해서 우승이라는 단어가 없는 팀이다, 이 팀은. 소속된 데가 없으니. 그러니까 승리라는 단어는 있어도 우승이라고 하는 단어가 없으니까 굉장히 목적의식이 바뀌어야 되지 않나 싶어요. 손수 개인이 키워야 되는 거고 그 속에서 곳곳에 팀이 찾아가야 되지 않겠나... 옛날에는 팀이 우선이었는데 지금은 이 팀은 개인이 앞에 가고 그 다음에 팀이 따라가는 그런 형식으로 필요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ANC▶ 그러면 이런 새로운 선수들에게 이렇게 하겠다, 선수들은 이렇게 임해 달라 강조할 부분이 있을 것 같아요.

◀ 김성근 감독/고양원더스 ▶ 제일 중요한 것은 생과 사 속에서 생활해 줬으면 좋겠어요. 이거 아니면 나는 죽는다. 이 속에서 살아나야지 야구를 해야만이 자기가 갖고 있는 잠재능력이라고 할까요?자기도 모르는 능력이 개발되고 그것으로 인해서 희망도 생기고 가능성도 되찾으니까 벼랑 끝에 떨어지면 나는 죽는 거고 어떻게 여기에서 살아가느냐. 이 속에서 살지 않으면 이건 시작할 필요가 없다...

◀ANC▶ 얼마 전에는 우리 감독님이 생애 최초로 CF도 찍으셨어요.

◀ 김성근 감독/고양원더스 ▶ 4개월 동안 그만두자마자 일본에 건너가서 일단 머리를 식혔죠. 머리를 식히고 다시 넘어가서 일본 야구를 몇 개 봤어요. 그 안에 우리나라 야구는 하나도 안 봤고. 보면서 느낀 게 관중석에서 봤지 않습니까?내가 여기 있나 싶어요. 야구는 밑에서 해야지 위에서 하는 건 아니구나 싶은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ANC▶ SK 얘기를 안 할 수가 없는데요. 지난 시즌에는 유독 감독님들께서 시즌 중반에, 도중에 그만두시는 일들이 있었습니다.

◀ 김성근 감독/고양원더스 ▶ 감독 취급이라고 하는 건 조그마한 계약사항에 모든 것이 들어가 있으니까. 구단의 뜻대로 움직여야 되는 케이스가 많이 있지 않습니까?나가라면 나가야 되고. 나하고 비슷한 처지에 있는 일본 감독들이 시즌 막바지까지 하는 것을 보고 부럽기도 했고 나한테 다시 올 수 있는 기회가 있을까, 이런 불안감이 있는 건 사실이었고. 그리고 뭐니뭐니해도 성원해 주신 팬들한테 너무나 결례를 했구나 하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ANC▶ 구단과 감독과의 관계, 바람직한가요, 아니면 뭔가 개선돼야 한다고 생각을 하십니까?

◀ 김성근 감독/고양원더스 ▶ 우리나라 전체로 볼 때 그게 아닌가 싶은데 야구뿐만이 아니라 그 분야의 기술을 가진 사람에 대한 예의가 모자라지 않나 싶습니다. 어디까지나 그런 분들에 대한 복종으로 원하지, 그 사람들을 어떻게 살리나 하는 그런 코스트가 있지 않을까 싶어요. 그런 건 슬픈 현실이고 그게 점점 강해지니까 결국은 기술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아부해서 자기 일을 못 하고 그런 풍토가 많이 있지 않나싶어요. 나는 그게 아니라고 봅니다. 애착은 삼성도 있었고 LG도 있었고 그 나름대로 그 팀에 따라서 특색이 있었으니까... 쌍방울 때 제일 아쉬운 건 우승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도중에 멤버 빠져버렸고. 가까스로 만든 팀이었는데 그런데 LG 때는 조금 1년만 있으면 완전히 어느 정도 LG라고 하는 새로운 팀이 되어 갔을 텐데... 그런 아쉬움이 있었고. SK는 아시아시리즈 우승이라고 할까요, 세계무대라고 하는 큰 꿈을 꾸고 있었으니까 이루지 못한 게 굉장히 아쉽습니다.

◀ANC▶ 이제 고희를 넘긴 나이에 새로운 팀의 사령탑을 맡으셨는데 야신이라고 부릅니다, 감독님을. 야신 김성근에게 야구란 어떤 의미를 갖고 있습니까?

◀ 김성근 감독/고양원더스 ▶ 지금 제가 이런 우스갯소리 말씀을 드리면 SK 그만둬서 처음으로 아, 내가 70이구나 싶었어요. 그전에는 나이는 전혀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 내가 벌써 여기냐 싶었어요. 그런데 지금 유니폼 감독을 맡은 다음부터는 다시 이 나이를 잊어버렸어요. 야구라는 것은 나의 인생이라든지 이런 거고 운명이고 의무고 사명감이라고 봅니다. 나는 반드시 이 자리에서 일하지 않으면 안 되는 사람이에요. 그렇지 않으면 존재가치가 없는 사람이다,이렇게 생각합니다.

◀ANC▶ 우리는 흔히 야구와 인생이 비슷하다라는 말을 하고 있습니다. 혹시 이걸 야구로 따지면 지금이 몇 회, 어느 상황인지 비유를 할 수 있겠습니까?

◀ 김성근 감독/고양원더스 ▶ 솔직하게 말씀드려서 이 나이에,내가 이야기 안 하려다가 다시 나왔습니다마는 이 어려운 일을 해야 되나 싶은 생각은 있어요. 그런데 제가 24살 때 한국에 혼자서 영구귀국했을 때 마찬가지의 위치가 아닌가 싶어요. 그때는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앞뒤도 모르고 도전하고 왔으니까 여기도 역시 마찬가지. 답이 안 보이는 데서 시작하는 거 아닌가 싶어요.

◀ANC▶ 결국 1회초 시작하는 거네요?

◀ 김성근 감독/고양원더스 ▶ 시합 전의 연습이 아닌가 싶어요.

◀ANC▶ 알겠습니다. 야구라는 게 9회말 2사에서도 역전이 가능한 것이 야구의 묘미 아니겠습니까?만화에도 있지만 공포의 외인구단이 큰 일을 내는 것처럼 큰 반전, 반란,이런 걸 한번 기대해 보겠습니다.

◀ 김성근 감독/고양원더스 ▶ 열심히 하겠습니다.

◀ANC▶ 감사합니다.

◀ 김성근 감독/고양원더스 ▶ 감사합니다.(김세용 부국장)


출처 :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POD&mid=tvh&oid=214&aid=0000198296

Posted by 개살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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