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판토크]① 김성근 "한화 인기? 동정표가 많은 것 같다"
[일간스포츠 유병민]
한화는 지난 15일부터 일본 고치에서 1차 스프링캠프를 시작했다.
김성근(74) 감독의 캠프 '지옥훈련'은 올해도 어김없이 진행되고 있다. 오전 8시에 시작해 오후 9시에 끝나는 빡빡한 스케줄 속에 선수들은 단내나는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그러나 김 감독은 성에 차지 않는다. 선수들의 잔부상으로 100% 훈련에 몰입하지 못하는 상황이 답답할 뿐이다.
한화는 스토브리그에서 FA(프리에이전트) 불펜 투수 정우람을 영입했다. 지난해 센세이션을 일으킨 외국인 투수 에스밀 로저스와 재계약했고, 빅리거 출신 윌린 로사리오를 데려왔다. 약점을 지우는 전력 보강에 성공한 한화는 우승 후보로 꼽히고 있다. 일간스포츠는 지난 2일 일본 고치에서 김성근 감독을 만나 캠프 상황과 올 시즌에 대한 전망을 들었다. 야구계를 향한 쓴소리도 빠지지 않았다.
-고치 캠프 일정이 절반을 넘겼다. 밑그림은 어느 정도 되고 있는지.
"어느 정도 조금씩 상황을 볼 수 있게 됐다. '이 정도까지 됐구나'하는 판단이 되고 있다."
-한화 캠프는 유독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관심이 많다는 건 좋은 것 아니겠는가. 부담은 아직 느끼지 않고 있다. (우승이) 몸에 가까이 있는 건 아니니까. 지금 느끼는 부담은 캠프에서 부상자가 나오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길이 보이고 안보이고 문제가 아니다. 선수들이 아파서 연습이 되지 않고 있다.
이용규가 2일 홍백전에서 무릎 위쪽에 공을 맞았는데, 정말 아픈 부위다. 원더스 시절 내가 같은 부위를 맞은 적 있다. 한참을 고생했다. 그 부위는 허벅지와 종아리를 연결하는 힘줄이 있다. 다리를 구부리지 못했고, 발가락을 움직이지 못했다. 이용규가 공에 맞는 모습을 보고 '아차' 싶더라. 본인에게 이야기 했는데, 근본적으로 바꾸라고 했다. 다리를 크로스해서 들어가는데 바꿔야 할 것 같다."
-잔부상으로 훈련을 하지 못하는 선수가 있는데, 서산으로 보낼 정도는 아닌가.
"서산으로 보내고 싶은 아이는 많다(웃음). 서산은 추우니까 여기서 하고 있지. 대신 먼저 오키나와로 보낼까 싶기도 하다. 몸 상태를 체크하고 있는데 조만간 결정할 것이다."
-스토브리그에서 FA 정우람을 영입했다. 기대가 높은데 아직 공은 던지지 않고 있다.
"정우람은 그렇게 급하게 던질 필요가 없다고 본다. 옛날 SK 시절에는 공을 펑펑 던졌는데, 이제 나이를 먹었나 본인의 페이스를 가지고 있더라. 정우람에 대해 많이 안다고 생각하는데, 꽤 오래 보질 않았다. 머리숱이 더 없어졌더라.(웃음)"
-선발 고민이 많을 것 같다.
"이태양이 하프 피칭 하는 걸 봤는데, 그대로 몸 상태를 올리면 될 것 같다. 실전 투구까지 두 달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순조롭게 진행되면 3월 중순 정도 마운드에 올라와야 한다. 선발진은 뭐라고 할까. 고민이기보다 초점이 안 잡힌다. 선발 후보가 몇 명 나와있지 않다보니. 작년과 비슷한 후보군 속에서 결정될 것 같다. 새 얼굴은 홍익대 졸업한 신인 김재영이 있다."
[ 한화이글스 이태양 선수가 고치에서 진행중인 스프링캠프에서 훈련을 진행중이다. ]
-복귀 첫 해인 지난 시즌 6위를 했다. 어느 정도 만족을 했는지.
"만족은 없다. 제일 아쉬웠던 시즌이었다. (위로)더 갈 수 있었는데, 못 가서 아쉬웠다. 아깝게 내준 경기를 떠나서 그만큼 우리 팀이 약하다는 뜻이다. 지난해 하고자 하는 의욕은 있었다. 그런데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중요할 때 잡아야 하는데 잡지 못했다."
-4년 전과 비교하면 KBO리그에 변화가 있었나.
"지금 프로야구는 뭔가 갑갑하게 느껴진다. 현장이 뭔가 얽매여있는 느낌이랄까. 모든 분야는 인기가 없으면 뭔가 변하려고 한다. 야구도 그걸 겪었다. 그러면서 관중이 젊어지고, 여성 팬이 많아진 건 좋은 영향이라고 본다."
이어 "FA는 흐름 속에 있는 것이고. 그런데 (야구 외적으로) 하지 말라는 것이 너무 많다. 억지스러운 것도 있다. 벌이 많다. 뭐하면 벌을 주려고 한다.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메리트를 주다가 적발되면 벌금 10억원을 내야 한다고 들었다. 왜 돈으로 해결하려고 하는가. 야구는 야구로서 해결할 생각을 해야한다. 예를 들어 메리트에 대해선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박탈시킨다고 하자. 그러면 하겠나. 절대 하지 않지."
-지난해 복귀하자마 한화가 인기가 많은데, SK 시절과 비교하면 어떤가.
"SK는 어떻게 보면 얄미운 팀이었지. 한화는 동정표가 많은 것 같다(웃음). 달리 보면 한국 사람들이 '안타까움' 속에 있구나 싶다. 그래서 (성적이 좋지 않은) 한화에 같이 동조할 수 있었는데, 작년에 자기가 주인공 같은 느낌을 줄 수 있는 야구를 했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덤비는. 희망만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행동으로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결과를 통해 대리만족을 줬다. 드라마를 보는 이유와 비슷하다고 할까."
-올해 더 큰 대리만족을 줘야할 것 같다.
"올해 가장 중요한 것은 1년 동안 같은 상태로 가야 한다. 연습하는 걸 봐도 선수들이 달라졌다. 새로워지려고 애를 쓰고 있다. 김태균은 배팅볼을 칠 때 타격 방법을 바꾸고 있다. 조인성은 짧게 치려고 한다. 지난해와 비교해 1년 만에 성장했다. 그만큼 서로 경쟁이 심해지고 있다는 뜻이다. 또한 선수들이 작년에 못 한 것에 대해 뒤돌아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진 것 같다."
-팬들은 개막전을 카운트다운하고 있다.
"다른 팀 팬들도 그러는 것 아닌가(웃음). 시간이 억수로 빠르다. 날짜는 계속 지나고 있는데, 뭔가 잃어버리는 느낌이다. 이번 캠프에서 연습 방향을 바꿨다. 그래서인가 뭔가 허술하고, 뭔가 하지 않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야간 훈련부터 더 해야겠다."
고치(일본)=유병민 기자
출처 : http://sports.media.daum.net/sports/baseball/newsview?newsId=201602050602044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