긁어오기/정철우 기자

한화 펑고배트는 누가 쥐어야 할까

개살구 2016. 2. 4. 17:04

15.07.19.



지난 8일 대전 한화-두산전이 끝난 뒤 일이다. 김성근 한화 감독은 직접 펑고 배트를 들고 나와 이날 실책성 플레이를 한 주현상을 한참동안 굴렸다. 공을 이리 저리 치며 잡고 또 잡게 했다.


보통 공이 들어간 노란 박스 한 개에 250개 정도 공이 들어간다. 두 박스 가까이 쳤으니 500개 가까이 타구가 날아간 셈이다.


이 장면은 많은 사람들의 눈에 띄었다. 그리고 그렇게 많은 시각 만큼 생각도 달랐다.


이순철 SBS 해설위원은 못마땅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경기에 대한 아쉬움이 남아 선수들에게 훈련을 시킬 수는 있다. 하지만 직접 나서지 않으시는게 더 낫지 않았을까 싶다. 감독이 펑고를 치는데 맘 편히 집에 갈 수 있는 코치가 있었겠나. 다 못 가고 기다리고 있었다. 그럴거면 그냥 코치에게 맡겨두시는게 좋았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성근 감독의 리더십을 비판할 때 가장 많이 나오는 레퍼토리 중 하나다. 감독이 너무 모든 것을 하려 하기 때문에 정작 코치들이 성장하거나 팀을 리드해 갈 기회를 잃는다는 것이다.





또 다른 시선도 있었다. 그 순간, 주현상을 바라보던 많은 선수들이 있었다. 그들의 눈에 비친 이날의 훈련은 또 달랐다.


김 감독을 처음 겪어 보는 한 선수는 "솔직히 어떤 선수가 경기 끝나고 하는 훈련을 좋아하겠나. 보는 것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김성근 감독님의 펑고는 뭔가 좀 다르다. 그 때 만약 코치에게 시켜놓고 뒤에서 지켜보고만 있었으면 오히려 실망했을 것 같다. 근데 70이 넘은 감독님이 그 더위에 직접 배트를 들고 나섰다. 그 앞에서 누가 힘들다거나 싫다는 표를 낼 수 있겠는가. 그저 대단하다는 생각 밖에 안 들었다.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고 말했다.


그 말고도 적지 않은 선수들이 비슷한 말을 했다. 결론은 조금씩 달랐어도 감독이 직접 배트를 들고 함께 땀 흘렸다는 대목에 대해선 한 목소리를 냈다. "감독이 저렇게 하는데 어떻게 안 따라갈 수 있겠나"가 그것이었다.





이처럼 김성근 감독과 한화를 바라보는 시각에는 큰 차이가 있다. 그 간극은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다. 보는 사람들이 굳이 한 목소리가 될 필요는 없다.


숙제는 팀이 하나가 될 수 있느냐다. 한화는 전반기를 5위라는 성공적 성적표와 함께 마쳤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이전에 못했을 땐 동정이나 받았다. 하지만 이렇게 올라왔다 떨어지면 돌아오는 것은 비아냥이 될 것이다.


과연 한화의 펑고 배트는 누가 쥐어야 하는 것일까. 이 위원 같은 시각이 팀을 지배한다면 후반기 성적은 기대치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반대의 경우라면 전반기의 선전을 또 한 번 기대해볼 수 있을런지도 모른다.


답은 결국 한화 내부에 있다.


지켜보는 우리는? 보고 느끼는대로 말하며 지켜보면 그만이다.



출처 : http://sports.media.daum.net/sports/column/newsview?newsId=20150719085253422&gid=1103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