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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 스토리] 김성근 감독 열정, 직접 펑고를 받다

개살구 2016. 1. 28. 10:16


신인 투수 김재영·권용우 이색 훈련법

3루서 송구 동작으로 중심이동 연습


[OSEN=고치(일본), 이상학 기자] 김성근 감독이 직접 펑고를 받았다. 두 명의 신인 투수들에게 몸으로 시범을 보여줬다.


27일 일본 고치 동부구장. 한화 김성근 감독이 여느 때처럼 배트를 들고 3루 쪽으로 연신 펑고를 쳤다. 그런데 평소와는 뭔가 달랐다. 야수들이 아니라 투수들이 김 감독의 펑고를 받고 있었던 것이다. 올 시즌 나란히 입단한 신인 김재영과 권용우가 번갈아가며 김 감독이 쳐주는 공을 받았다.


김 감독의 펑고 강도는 평소보다 약했다. 정면으로 잡기 좋게 던졌다. 투수에게 펑고를 세게 칠 필요는 없었다. 그 대신 김 감독은 두 선수가 공을 잡고 1루로 송구 동작을 할 때마다 세심하게 지적하며 몸동작을 선보였다. 공을 던질 때 다리부터 허리와 상체까지 팔이 넘어오는 것에 대한 내용이었다.


김 감독은 "몸을 밀어야 스피드가 나온다. 빨리 던질 생각 하지 말고 힘차게 돌라. 골반이 제대로 돌아가야 몸이 돌아간다"며 중심이동시 뒷다리와 피니시 동작까지 계속 지적했다. 사이드암 투수 김재영에게는 오른손으로만 배트를 돌리며 팔 스윙을 교정했다. 곁에 있던 구단 직원에게는 "사진과 영상을 좀 찍어서 보여줘라"고도 주문했다. 김재영은 자신의 동작을 담은 카메라 영상을 보며 폼을 바꿨다.




그럼에도 선수들의 동작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모양. 결국 김 감독은 펑고를 치다 말고 갑자기 3루로 향했다. 이윽고 보조 스태프에게 "글러브 줘봐"라며 왼손에 글러브를 꼈다. 이어 스태프가 쳐주는 펑고를 받으며 시범을 보였다. 평소 펑고를 쳐주기만 했던 김 감독이 거꾸로 펑고를 받는 이례적인 모습이 연출된 것이다.


왼손잡이인 김 감독은 오른손용 글러브를 낀 것이 어색했는지 몇 차례 공을 떨어뜨렸다. 하지만 왼손용 글러브를 받자 능숙하게 포구 동작을 선보였다. 우리나이 75세의 고령이지만, 직접 몸으로 보여주는 열정을 자랑했다. 손자뻘 되는 신인 투수들도 몸을 사리지 않는 김 감독의 동작 하나하나에 눈빛을 반짝였다.


김재영은 "중심이동을 통해 투구 밸런스를 잡기 위한 훈련이었다. 원래 엎어 던지는 스타일인데 팔꿈치를 세워 놓고 던지는 쪽으로 바꿨다"고 설명했다. 권용우 역시 "공을 던질 때 다리가 벌어져 힘이 안 모아졌다. 앞으로 빨리 나가는 다리를 잡으면 컨트롤이 제대로 잡힐 수 있을 것이다"고 기대했다.


이제 프로에 첫 발을 내딛은 두 선수에게 이날 훈련법은 지금껏 해보지 못한 이색훈련이었다. 김성근 감독이 직접 펑고까지 받아가며 몸으로 보여준 열정이 두 명의 신인 투수에게 특별한 성장의 밑거름이 될지 주목된다.





출처 : http://sports.news.naver.com/kbaseball/news/read.nhn?oid=109&aid=0003248790&redirect=tr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