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프롤로그 '야구 그리고 삶을 말하다'
11.01.10
[이데일리 SPN 정철우 기자] 흔히 야구를 인생에 비유한다. 작게는 한 경기 속에서도 삶의 궤적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기쁠때가 있으면 화가나며 슬플 때가 있고, 즐거워 춤을 추게 되는 일도 생긴다.
시야를 한 시즌, 그리고 하나의 팀으로 넓혀보면 야구는 좀 더 삶에 근접하게 된다. 우리가 자칫 복잡하기만 해 보이는 스포츠인 야구에 열광하는 이유다.
[불패병법 와이번스 프라이드]는 그런 야구를 통해 삶을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단순히 하나의 경기나 한 시즌만이 아니다. 현존 최강 팀인 SK 와이번스의 지난 4년간의 궤적을 통해 이야기를 풀어가보려 한다.
많은 사람들이 아픔과 절망을 이야기하는 시대다. 야구는 그런 지친 삶에 꿈을 심어줄 수 있어야 한다. 한계를 정하지 않고 불가능해 보이는 벽을 넘어서는 이야기 속엔 인간의 삶이 담겨 있다. 그 삶의 자취 속엔 절망의 시대를 이겨낼 수 있는 희망의 메시지가 있다.
▲ 2010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뒤 기쁨의 포옹을 하고 있는 포수 박경완과 에이스 김광현. 사진=SK 와이번스
그렇다면 왜 SK여야 했는지에 대한 질문에 대한 답은...
SK 와이번스는 4년 전 별 것 아닌 팀이었다. 나름 화려한 라인업을 갖추고 있었지만 하나가 됐을 땐 그다지 강하지 못했다.
주축 선수들은 현실에 안주했다. 누구도 '발전'을 이야기 하지 못했다. 비 주전 선수들은 현실의 벽에 막혀 주저 앉아 있었다. '운명이란 벽 앞에 당당히 마주칠 수 있는' 꿈은 꿀 수 조차 없었다.
하지만 4년이 지난 지금의 와이번스는 전혀 다른 팀이 됐다. 늙고 젊고는 이 팀에선 중요한 일이 아니다. 누구든 발전을 위해 노력해야 하고, 또 땀을 흘린 만큼 결실을 맺을 기회가 주어진다.
박경완은 현역 최고 포수다. 하지만 그 역시 또 다른 발전을 이야기하고 있다. 경쟁이 치열하니 안주 할 수 없어 힘겹다. 그러나 노력한 만큼 더 뛸 수 있다는 건 이제 마흔살이 된 포수에겐 즐거움이다.
반대로 연봉이 2000만원도 안되는 신고 선수도 비상을 꿈 꿀 수 있는 팀이 SK다. SK는 한계를 이겨내며 삻의 빛을 찾아낸 사람들의 이야기로 성공을 만들어낸 팀이다.
김성근 SK 감독은 SK를 맡은 뒤 선수들에게 이런 말을 했다.
"긴 인생에서 피하려해도 어쩔수 없이 지나가야 하는 길이 있다. 그런 때는 아무 말없이 그냥 걸어가라. 잔소리나 나약한 말을 뱉으면 안된다. 묵묵히 그냥 가라. 눈물을 보이면 안된다. 그 길을 걸어갈 때 인간으로서 생명의 뿌리가 깊어진다."
[불패병법 와이번스 프라이드]는 김정준 SK 코디네이션 코치를 중심으로 그 구성원들과 3자 등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 본 SK 야구 이야기를 풀어갈 예정이다.
김 코치는 SK 야구를 "삶의 야구"라고 표현했다. 가장 가까운 곳에서 호흡하며 바라 본 야구 속에서 '사람'을 보았다고 했다. 그 진한 사람의 이야기들이 이 시리즈의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불패'는 단 한번도 지지 않는다는 의미가 아니다. 작은 승부에선 질 수 있다. 그러나 그 패배에 좌절하지 않고 발전의 계기로 삼아 승리의 길을 만들어내는 노력을 이야기하고자 함이다.
또 [불패병법 와이번스 프라이드]는 손자병법의 지혜를 빌리기로 했다.
손자병법은 천년을 훌쩍 넘긴 고서다. 그리고 전쟁에서 승리하는 법이 담겨 있는 책이다.
하지만 손자병법은 단순히 치고 박고 싸워 이기는 법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전략과 전술, 준비에 대해 말하지만 결국 그 속에서 부대끼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야 이길 수 있다는 메시지가 큰 흐름이다.
작게는 하나의 군대로부터 한 국가의 경영법. 그리고 그 핵심인 인생을 살아내는 지혜가 담겨 있다.
손자병법과 야구, 그리고 그 속에 닮겨 있는 삶의 이야기. [불패 병법 '와이번스 프라이드']의 목표다.
주 : 손자병법은 '오자(吳子)'와 병칭(倂稱)되는 병법 칠서(七書) 중에서 가장 뛰어난 병서로 이 둘을 합쳐 흔히 '손오병법(孫吳兵法)'이라고 부른다. 저자는 춘추시대 오나라 합려(闔閭)를 섬기던 명장 손무(孫武:BC 6세기경)이며, 손자는 그를 높여 부르는 호칭이다. 예전에는 손무의 손자로 전국시대 진(晉)나라에서 활동한 손빈의 저서라고 추정하기도 하였으나, 1972년 산둥성[山東省] 린이현[臨沂縣] 인췌산[銀雀山]에 있는 전한시대의 묘에서 《손자》와 《손빈병법》 2가지가 동시에 출토됨으로써 손빈이 지은 병법서는 별개의 책임이 확인되었다.
예로부터 작전의 성전(聖典)으로서 많은 무장들에게 존중되었을 뿐만 아니라, 국가경영의 요지와 인사의 성패 등에도 비범한 견해를 보이고 있어 인생문제 전반에 적용되는 지혜의 글이라 할 수 있다.
출처 : http://starin.edaily.co.kr/news/NewsRead.edy?SCD=EB21&newsid=01334966596116408&DCD=A20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