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스타in 정철우 기자]독립 구단 고양원더스가 퓨처스리그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22일 현재 10승1무1패라는 놀라운 성적을 거두는 거침없는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퓨처스리그 최강팀인 경찰청(2승1패), 상무(3승)를 상대로도 모두 위닝 시리즈를 가져가며 만든 성과이기에 더욱 놀랍다. 


박스 스코어를 확인해 봐도 알 수 있 듯, 양 팀은 베스트멤버로 원더스를 상대했다. 그러나 원더스는 밀리지 않았다. 오히려 지난 19일엔 외국인 투수 마데이가 상무를 상대로 노히트 노런이라는 대기록까지 세웠다. 


마데이를 비롯한 외국인 선수들의 호투, 최강 믿을맨으로 자리잡은 김동호, 4할 타자 김진곤(.420) 등의 활약이 밑바탕에 깔려 있다. 그리고 또 한가지, 김성근 고양 원더스 감독이 꼽는 포인트가 있다. 매우 비상식적으로 보이는 전략 하나가 원더스의 상승세에 원동력이 돼 주었다. 


지난 16일 경산 삼성전. 0-0이던 5회 무사 1,2루. 타석엔 오무열이 들어섰다. 오무열은 김 감독이 일찌감치 점찍은 4번타자였다. 타격 능력으로는 팀 내에서 손 꼽히는 선수다. 하지만 이때, 김 감독은 대타 이성엽을 기용했다. 발이 빠르고 센스가 좋은 선수였다. 


그리곤 곧바로 번트 사인이 떨어졌다. 하지만 이성엽은 번트에 실패하며 볼 카운트가 0-2까지 몰렸다. 원더스의 작전이 실패로 돌아가는 듯 보였던 순간, 기습적인 쓰리 번트가 나왔고 당황한 삼성 내야진의 허둥거림이 더해지며 내야 안타가 됐다. 


자연스럽게 흐름이 원더스로 넘어왔고, 이 찬스에서 집중력을 보이며 대거 4점을 뽑은 원더스는 9-1로 대승을 거뒀다. 


김 감독은 “그런 찬스에서 4번을 빼고 쓰리 번트까지 하는 건 누가 봐도 비상식적인 판단이다. 결과가 성공이었어도 밖에서 보면 옳다고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전제한 뒤 “하지만 우리 팀의 사정을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전날 이기기는 했지만 2점을 뽑는 것도 무척 힘겨웠다. 그날도 5회까지 점수를 못 냈다. 분위기 반전이 절대적으로 필요했다. 때문에 쓰리번트라는 극단적 선택으로 돌파구를 찾은 ”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내가 처음에 용병을 뽑았을 때도 주변에선 말이 많았다. 하지만 그 때 우리 투수들의 상태로는 많은 경기를 이길 수 없었다. 반대로 우리 아이들에겐 승리가 꼭 필요했다. 먼저 자신감을 갖게 해야 했고, 나아가 보는 이들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줘야 했다. 이기는 경기서 뛰는 선수와 매번 지는 경기에 나가는 선수는 전혀 달리 보인다. 우리가 프로 선수를 많이 배출할 수 있었던 건 그만큼 많이 이겼기 때문이다. 이젠 용병들까지 실력이 향상되는 효과까지 덤으로 얻고 있다. 그 때 내 생각을 이해해 준 구단주의 결단이 만든 결과”라며 “감독은 비판을 두려워해선 안된다. 믿음의 야구라며 안 되는 선수를 무작정 기용만 하는 건 오히려 비겁한 일이다. 안되면 같이 밤을 새며 훈련을 시키는 열정이 있어야 한다. 투수 교체에 대한 책임도 감독에게 있는 것이다. 실패한 선수를 탓하며 뒤에 숨으려 하지 말고 왜 그때 썼는지, 좀 더 좋은 상황에서 편하게 던질 수 있게 해줄 순 없었는지 반성해야 한다. 상식 속에 갇혀 있으면 결국 더 많이 갖고 더 힘 센 사람만 이긴다. 욕 먹을 각오로 때론 비상식적인 판단으로 앞장설 때 감독은 진정한 리더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덧붙이기 : 김성근 감독은 20일 상무전을 3연승으로 마무리한 뒤 문경에서 올라왔을 때 집이 아닌 운동장으로 향했다. 그때가 6시30분. 샤워와 식사를 마친 뒤 떠난 선수들은 8시에 도착했다. 그리고 곧바로 타격 훈련이 시작됐다. 훈련은 11시30분에 끝났다. 다음날 원더스 훈련장을 찾은 모 구단 스카우트는 두 번 놀랐다고 털어놓았다. 원더스 선수들 중 힘들어 하거나 찡그린 선수가 한 명도 안 보인다는 것에 한 번. 그런 그들이 전날 연승을 하고 돌아온 뒤 밤 늦게까지 또 훈련을 했었다는 사실에 두 번. 





김성근 감독이 말하는 비상식, 그리고 리더

홈페이지에 공개 된 고양원더스 경기 일정표. 좌측 하단에 의미 심장한 문구가 눈에 띈다. ‘경기일 휴일 외 표기가 없는 날은 모두 훈련일 입니다’라고 쓰여 있는데 일정표에 ‘휴일’이라는 표기는 없다.



출처 : http://starin.edaily.co.kr/news/NewsRead.edy?SCD=EB21&newsid=01187366606058744&DCD=A20102


Posted by 개살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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