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윤세호 기자] 고양 원더스가 국내 무대 첫 시합부터 야구계의 변화를 예고했다.
한국 최초의 독립야구단 고양은 8일 LG 2군을 상대로 5-4로 역전승했다. 프로에 지명되지 못했거나 방출된 선수로 구성된 팀이 프로 팀을 꺾은 것이다. 기본기나 선수층에서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도전 정신과 패기를 앞세워 힘찬 출발을 알렸다.
물론 겨우 시작단계다. 아직 고양의 경기력에 대해 이야기하는 건 시기상조다. 야구에서 중요한 것은 한 경기의 승패가 아닌 한 시즌의 성패다. 고양이 꾸준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는 시간이 지나야만 알게 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고양으로 인해 프로에 진입할 수 있는 문이 하나 더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모든 프로팀들이 2군 육성에 심혈을 기울이는 가운데 고양과의 경기로 드래프트 당시 발견하지 못했던 원석을 찾거나, 재능을 인정받지 못하고 퇴출된 선수의 숨겨진 기량을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실제로 이날 경기장을 찾은 LG 김진철 육성 팀장은 “고양 원더스의 등장 자체만으로 기대되는 부분이 크다. 워낙 좋은 감독님과 코칭스태프가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기 때문에 선수들이 어떤 모습을 보일지 궁금해서 직접 경기장을 찾았다”며 “아직 고양 선수들에 대한 파악은 백지상태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꾸준히 고양을 지켜보면서 고양 선수의 영입도 고려할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고양 선수들 대부분이 프로에 지명을 받지 못했지만 이들 가운데 프로팀 유니폼을 입고 난 후 방출의 아픔을 겪은 선수도 더러 있다. 이날 결승 스리런포를 때린 안태영은 2004년 삼성에 입단했다가 2년 만에 방출당해 유니폼을 벗어야했다. 지명타자로 출장한 조성원도 롯데불펜 포수였다. 조성원은 고양 입단 후 혹독한 훈련을 통해 무려 18kg를 감량했다. 2006년 두산에 입단했다가 1년 만에 방출된 이승엽도 고양에서 재기에 힘을 쏟고 있다. 이들 모두 이미 프로에 입단한 경험이 있는 만큼 각자가 지닌 재능의 크기는 프로선수에 뒤지지 않는다.
고양 김성근 감독도 스스로 “처음 이 선수들을 모았을 때는 3군 수준이었다. 일본 전지훈련을 통해 지금은 2군 바로 밑 수준까지 왔다고 본다”고 흡족해하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팀을 앞으로 어떻게 가르치느냐는 것이다”고 선수육성을 강조했다. 또한 프로 선수의 기량발전을 위해 고양에 선수를 위탁하는 방법도 논의될 만 하다. 일단 고양에 선수를 보낸 후 고양 지도를 통해 기량이 향상됐을 때 소속팀으로 다시 돌려보내는 방안이다. 김 감독도 이에 대해 “좋은 제도가 될 것 같다. 선수들이 성장하는 방법의 폭은 물론 프로입단 길도 좀 더 넓어진다”고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여전히 고양 선수들의 갈 길도, 최종 목표인 프로진입의 꿈도 먼 곳에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김 감독은 “앞에 놓인 시련을 극복하는 게 바로 고양 원더스 정신이다”면서 단호하게 말했다. 최고 수준의 감독·코칭스태프를 구성한 가운데 고양 선수들이 언제쯤 프로 유니폼을 입을 수 있을지, 주목할 부분이다.
출처 : http://news.naver.com/sports/index.nhn?category=baseball&ctg=news&mod=read&office_id=109&article_id=0002314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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